'부유층' 중심 뉴요커들, 코로나19 피해 도심밖 피난 급증
NYT, 임시 우편주소지 변경 추적…평소 신청보다 두배이상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부유층을 중심으로 한 상당수의 뉴요커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피해 도심 밖으로 '피난'을 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구 밀집도가 높아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높은 뉴욕시 도심을 피해 외곽이나 다른 주의 별장 등으로 일시 대피했다는 의미다.
NYT는 지난 3월과 4월 미 우체국에 우편 주소지 변경 서비스를 신청한 뉴요커들의 숫자가 평소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우편 주소지 일시 변경 신청을 하면 최대 1년까지 임시 주소로 우편물을 받을 수 있다. 뉴욕주와 뉴욕시는 미국 내에서도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지역이다.
NYT에 따르면 뉴욕시에서 지난 3월 우체국에 우편 주소지 변경 서비스 변경을 신청한 건수는 총 5만6천건으로, 이는 평소 월평균 신청 건수의 2배 이상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4월에도 뉴욕시에서 신청한 우편 주소지 변경 건수는 8만1천건으로 작년 동기의 약 2배에 달했다.
이들 우편 주소지 변경 신청 가운데 약 60%는 새 주소지를 뉴욕시 밖의 지역으로 설정했다.
4월에 뉴욕시 밖으로의 우편 주소지 변경을 신청한 뉴요커들 가운데 절반 이상은 맨해튼에 거주하는 뉴요커들이었고, 이들 중 상당수는 맨해튼의 대표적인 '부촌'인 어퍼웨스트와 어퍼이스트에 거주하는 사람들이었다.
이들의 피난지는 뉴욕주의 롱아일랜드나 뉴욕주 북부, 인근 뉴저지주 등이 많았다.
인근 코네티컷주와 로드아일랜드주는 물론 메인주, 플로리다주, 펜실베이니아주, 텍사스주, 캘리포니아주 등으로 간 뉴요커들도 있었다.
코로나19 사태로 극장에서 일시 해고된 커트 가드너(50)는 뉴욕시 브루클린의 혼잡한 아파트를 떠나 롱아일랜드에 있는 여름 별장으로 임시 거처를 옮겼다.
가드너는 "뉴욕시에 머무는 친구들로부터 식료품 가게에 들어가기 위해 밖에서 한 시간 동안 줄을 서서 기다린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면서 여름 별장 주변의 식료품 가게에서는 줄을 설 필요가 없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크게 걱정할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NYT는 그러나 흑인이나 히스패닉이 밀집한 지역이나 자택 대피 명령에도 일터에 나갈 수밖에 없는 '필수 근로자'들이 많이 사는 지역에서의 우편 주소지 변경 신청은 훨씬 적었다고 덧붙였다.
lkw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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