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직 귀향길' 인도 이주노동자 또 참변…트럭 충돌로 23명 사망
코로나19 봉쇄령에 대중교통 끊겨…열차에 트럭에 잇따라 사고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에서 귀향길에 오른 노동자들을 태운 트럭끼리 충돌해 최소 23명이 숨지고 20명이 부상했다.
16일 타임스오브인디아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 30분께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 아우라이야 지구에서 노동자 20명 이상을 태운 트럭이 멈춰 있던 다른 트럭을 들이받았다.
멈춰 있던 트럭에도 건설자재와 함께 수십 명의 노동자가 타고 있었다. 두 트럭 모두 사고로 뒤집혔다.
현지 경찰은 "최소 23명이 숨지고 20명이 부상했다"며 "두 트럭은 각각 델리와 라자스탄주에서 출발해 비하르주, 즈하르한드, 서벵골주 고향으로 돌아가는 노동자들을 태우고 있었다"고 밝혔다.
인도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3월 25일부터 국가 봉쇄령을 발동했다.
시골을 떠나 대도시에서 일하던 이주 노동자들은 직장을 잃고, 대중교통까지 끊기자 트럭을 빌려 타거나 심지어 수백㎞씩 걸어서 집으로 향했다.
귀향길에 오른 노동자들이 참변을 당하는 사건이 이어지고 있다.
이달 8일 마하라슈트라주 아우랑가바드 인근 열차 선로에서 잠자던 노동자 20여명이 화물열차에 치여 15명이 숨졌다. 이들은 걸어서 고향으로 돌아가던 중이었다.
피해자들은 봉쇄령 때문에 열차가 운행하지 않을 것으로 여기고 선로 위에서 잠을 청한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전했다.
13일에는 비하르주로 걸어가던 노동자 6명이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 과속 트럭에 치여 숨지고, 3명이 중상을 입었다.
인도 정부는 최근에서야 이주 노동자들을 대도시에서 고향 집에 데려다줄 특별 열차와 버스를 마련했으나, 수송량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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