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차관 "원격의료 도입 적극 검토해야…21대 국회 논의 기대"(종합)
(서울=연합뉴스) 이대희 김경윤 기자 =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기재부도 비대면 의료(원격의료) 도입에 적극 검토가 필요하다는 기본 입장을 지속적으로 견지하고 있다"고 14일 강조했다.
전날 김연명 청와대 사회수석이 기자들과 만나 "코로나19 때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한시적으로 허용한 전화 상담 진료가 17만건 정도 나왔으니 자세히 분석해 장단점을 따져보겠다"며 원격의료 검토 입장을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의 발언으로 풀이된다.
김 차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3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경제 중대본) 회의 결과 브리핑을 하며 "그동안 밝혔던 원격의료 도입과 관련한 입장이 김 수석의 발언과 방향성에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차관이 지난 7일 2차 경제 중대본 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한 "한국판 뉴딜의 비대면 서비스 육성 계획이 원격의료 제도화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는 발언과는 결이 다른 언급이다.
김 차관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시행한 한시 조치들은 비대면 의료의 필요성을 보여준 사례"라며 "다만 본격적인 비대면 의료를 위해서는 의료법 개정 등이 필요하므로 21대 국회에서 활발한 논의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차관, 권기섭 고용노동부 고용정책실장과의 일문일답.
-- 전 국민 고용보험 추진 계획은.
▲ (김 차관) 전 국민 고용보험 시대의 기초를 마련하기 위해 정부는 우선 사회적 논의를 많이 거친 특수고용직(특고) 종사자, 예술인에 대한 고용보험 적용을 신속하게 추진할 계획이다. 국회 계류 중인 고용보험법이 조속히 개정되도록 노력하고 올해 안에 법 개정을 해 내년부터는 특고·플랫폼노동자·예술인이 고용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범정부 추진체계 마련 등 준비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자영업자 추가 적용은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쳐 단계적으로 검토하고 추진하겠다.
-- 일부 자영업자는 보험료 부담 등을 이유로 전 국민 고용안전망 추진에 반발하고 있다.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
▲ (권 실장) 고용보험은 기본적으로 보험료를 내야 하기에 보험료 부과 대상이 되는 소득 파악이 가능한지, 사업장의 노무 전속성이 강한지에 따라 적용 용이성이 달라진다. 특고나 플랫폼 종사자, 자영업자는 소득 파악이 어렵고 노무 전속성이 약하다. 소득 파악체계나 징수체계 개편 등 선결과제를 논의한 후에 자영업자 등에 (고용보험) 적용 확대를 사회적 합의를 거쳐 단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우선 선결과제 논의를 위한 범정부 기획추진체계를 마련해 검토에 들어갈 예정이다.
-- 원격의료 추진에 대한 기재부 입장에 변화가 있나.
▲ (김 차관) 어제 김연명 청와대 사회수석이 발언한 내용과 지난주 2차 경제 중대본 브리핑에서 제가 설명한 내용이 방향성에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기재부도 비대면 의료 도입에 적극 검토가 필요하다는 기본 입장을 지속적으로 견지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한 한시 조치가 비대면 의료의 필요성을 보여준 사례다. 이미 시행 중인 비대면 의료 시범사업, 한시적으로 도입한 시범사업 확대를 위한 인프라 보강 등이 한국판 뉴딜 10대 중점과제 중 하나로 구체화하고 있다.
다만 본격적인 비대면 의료를 위해서는 의료법 개정 등 법·제도 측면의 기반이 필요하다. 의료계에서 우려하는 책임 소재 문제나 보험 수가, 양극화 등에 대한 보완적인 제도 개선도 병행 검토할 필요가 있다. 본격적인 비대면 의료를 위한 의료법 개정은 21대 국회에서 활발히 논의되길 기대한다.
-- 향후 수출 어떻게 보나. 고용충격이 제조업 등으로 더 확산하는 계기가 될까.
▲ (김 차관) 최근 수출의 어려움은 유가 하락과 함께 주요국 록다운(Lockdown·봉쇄)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나타난 결과다. 주요국 록다운은 약 2주∼4주 시차를 두고 우리 수출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주요국 록다운이 4월 말에서 5월 초까지 지속한 점을 고려하면 당분간 수출 부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록다운 완화가 본격화되면 일정한 시차를 갖고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5월 말에서 6월 초부터는 지금과 같은 급격한 수출 부진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빠른 회복으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록다운에 따른 경제위축은 즉각 반영되지만, 경제활동 정상화는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수출은 고용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3월에는 대면 산업이 위축되면서 서비스업 쪽 충격이 대부분이었지만, 4월은 대면 산업 충격이 3월보다는 크지 않되 제조업과 농업 분야에서 (영향이 었었다). 4월 제조업 분야에서 실직자가 늘어나는 모습이 있었는데 수출 부진과 연관이 된다고 본다.
-- 구직청년층 취업애로완화 일자리, 청년일경험 두 사업 모두 근로계약이 3개월 이상밖에 되지 않아 일시적 단기 알바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앞으로 민간부문 일자리를 추가로 발굴한다면 어떤 방향으로 할 것인가.
▲ (김 차관) 민간부문의 자생적 고용창출 여력이 위축돼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는 불가피하고 정부의 당연한 책무다. 취약계층 공공일자리는 코로나19로 어려움 겪는 실직자, 휴·폐업 자영업자, 프리랜서를 중심으로 운영한다. 전 연령 대상으로, 단순 일자리 중심의 노인 일자리와는 많이 다르다. 구직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층에는 온라인 콘텐츠 기획과 관리 등 실질적으로 취업에 도움이 되는 청년 디지털 일자리를 운영한다. 이를 통해 취약계층의 생계 어려움을 경감하고 일 경험을 제공해 더 나은 일자리로의 이동을 지원한다. 정부가 이 같은 일차적 역할을 해나가고 생활방역 전환과 주요국 봉쇄조치도 완화되면 민간부문에도 고용능력과 고용 창출 능력이 회복될 것으로 본다.
-- 경제중대본이 한국판 뉴딜의 밑그림을 그리며 디지털 뉴딜을 추진하기로 했는데 대통령이 오늘 그린뉴딜 보고를 받겠다고 했다. 그린뉴딜은 어떤 맥락인가.
▲ (김 차관) 그린뉴딜은 그 자체로 가치 있고 가야 할 방향이며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는 분야다. 그린뉴딜이 디지털·비대면과 접목되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한국판 뉴딜 사업에 일부 포함될 수 있다. 한국판 뉴딜과 별도 트랙으로 추진 중인 포스트코로나 대응 측면에도 그린뉴딜이 주요 정책 과제에 해당할 것이다. 정부는 그린뉴딜을 주요한 정책과제로 추진할 계획이다.
-- 모두발언을 보면 부총리께서 '디지털 뉴딜'이라는 표현을 써. 기존에 발표된 한국판 뉴딜을 디지털 뉴딜로 전환해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되나.
▲ (김 차관) 한국판 뉴딜은 디지털 분야에 집중해 추진할 예정이다.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한 비대면화·디지털전환 가속화를 감안하면 이 분야에서 대규모 혁신 프로젝트를 과감히 발굴해서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접근 방법으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구조를 고도화해 선순환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 지난 2차 추가경정예산에서 공무원 채용 연기와 연가보상비 감액 등 인건비 절감으로 8천억원을 확보했었는데 이번 국가공무원과 공공기관 채용 개시와 연관은 없는지.
▲ (김 차관) 코로나19 영향으로 채용지연이 발생하면서 지연된 동안 몇 달 치의 임금지급 필요가 없어져 관련 예산을 불용처리한 것이다. 따라서 채용 재개하는 것에는 애로가 없다.
-- 최근 이태원발 지역감염이 확산하고 있다. 5월부터 사업 재개하는 직접일자리 추진 계획에 영향은 없나.
▲ (김 차관) 4월 29일에 고용부에서 직접일자리 활동지침을 내려 중단된 사업재개를 시달한 바 있다. 가능한 범위에서 실외작업과 비대면 업무 중심으로 재개를 검토하되 방역수칙 등을 철저히 준수하도록 조치했다. 고용부가 직접일자리 진행 상황을 주 단위로 수시 모니터링하고 있다. 현재 사업별로 업무 방식 전환이나 야외작업 위주 진행을 하며 휴직 인원이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 (권 실장) 직접일자리 사업은 5월 들어 휴직률이 낮아지는 등 재개 움직임이 있었다. 이태원 관련 영향으로 조금 주춤할 것으로는 예상이 되지만, 방역규칙을 철저히 준수하면서 재개가 될 수 있도록 그렇게 모니터링해 나가겠다.
-- 청년 일자리 창출 사업과 한국판 뉴딜이 연계될 수 있나.
▲ (김 차관) 일정 부분 두 사업이 연계될 수 있다. 하지만 상당히 많은 차이도 있다. 55만개 직접 일자리 사업은 공공부문에서 하는 것이고 별도 투자 없이 한시적으로 인력을 집중 투입해 즉각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일자리다. 반면 한국판 뉴딜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구조 변화에 대응해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이고 민간의 지속가능한 대규모 일자리 창출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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