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그리스·키프로스·이집트·프랑스·UAE는 악의 동맹"
동지중해 자원 갈등·리비아 사태서 입장 엇갈려
그리스 등 5개국 외무장관 터키 비판 공동성명 채택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터키가 그리스·키프로스·이집트·프랑스·아랍에미리트(UAE)를 거론하며 '악의 동맹'을 형성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터키 외교부는 12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이들 5개국이 "동지중해에서 지역 혼란과 불안정을 추구하고 있으며, 독재자의 무자비한 침략으로부터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리비아인을 희생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하미 악소이 터키 외교부 대변인은 "우리는 이들 국가에 상식과 국제법, 관례에 따라 행동할 것을 요구한다"며 "지역의 평화와 안정은 악의 동맹이 아니라 진실한 대화로만 이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성명은 전날 5개국 외무장관이 터키가 시추선을 투입한 동지중해 상황과 리비아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원격회의를 개최한 데 따른 것이다.
전날 회의에서 5개국 외무장관은 터키의 동지중해 및 리비아 정책을 비판하는 공동 성명을 채택했다.
터키는 동지중해의 섬나라이자 분단국인 키프로스공화국(이하 키프로스) 남쪽 해역에서 천연가스 시추에 나서 주변국의 반발을 사고 있다.
키프로스는 1960년 영국에서 독립했으며 이후 친(親) 그리스 장교들이 쿠데타를 일으키자 터키군이 섬 북부를 점령해 키프로스와 북키프로스튀르크공화국(이하 북키프로스)으로 분단됐다.
국제법적으로는 그리스계 주민이 대다수인 키프로스만 정식국가로 인정받지만, 터키는 친(親) 터키계 정부가 들어선 북키프로스를 인정하고 보호국 역할을 하고 있다.
키프로스가 다국적 기업과 함께 연안 대륙붕 개발에 착수하자 터키는 북키프로스도 대륙붕 자원에 동등한 권리가 있다며 키프로스가 배타적 경제수역(EEZ)으로 선포한 해역에 시추선을 투입해 유럽연합(EU)과 그리스·키프로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터키는 동서로 갈라져 내전 중인 리비아 사태에도 깊숙이 개입 중이다.
리비아는 2011년 '아랍의 봄' 여파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뒤 내전에 휩싸였다.
리비아 내전 세력들은 2015년 12월 모로코의 해안 도시 스키라트에서 유엔 중재로 휴전에 합의했으며, 이 협정에 따라 유엔이 인정하는 GNA가 공식 출범했다.
그러나 합법 정부인 GNA의 통제력은 트리폴리 등 서부 일부에만 미치고 있으며, 동부는 하프타르가 이끄는 군벌 세력이 장악하고 있다.
이슬람 세력인 GNA는 터키의 지원을 받고 있으며, 비이슬람 군벌 세력인 LNA는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러시아 등의 지지를 받고 있다.
동부 유전 지대를 차지한 하프타르 세력은 자금력을 바탕으로 GNA를 몰아붙이고 있으며, 리비아 동부에 석유 시설을 보유한 프랑스도 사실상 하프타르 세력을 지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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