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시간과 싸움…접촉자 90%이상 찾아내면 억제 가능"(종합)
"이태원 집단감염, 지역사회 전파 후 발견됐다면 최악의 상황"
5개 클럽(킹·퀸·트렁크·소호·힘)방문않고 다른 클럽 다녀온후 확진 2명
"이미 다른 전파 연결고리 진행 가능성"
(세종=연합뉴스) 채새롬 기자 = 방역당국이 이태원 클럽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와 관련해 최악의 상황은 이미 지역사회에 확산한 것을 이번 계기로 늦게 발견한 경우라고 상정했다.
당국은 이미 지역사회 전파가 이뤄졌더라도 접촉자를 90% 이상 찾아내면 억제가 가능하다며, 적극적인 추적을 통해 폭증을 막겠다고 강조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12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이태원 클럽 관련 최선의 상황은 한정된 유행을 초기에 발견한 경우"라며 이처럼 설명했다.
권 부본부장은 "한 사례 또는 초발 환자로 인한 유행으로 특정 지역에서 특정 시기 코로나19가 발생했을 경우가 방역측면에서는 최선의 상황이지만, 지금은 이미 다른 전파 연결고리도 진행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기존 집단감염이 집중된 이태원 5개 클럽(킹·퀸·트렁크·소호·힘)을 방문하지 않고 다른 클럽에 다녀온 사람 중 확진자가 현재까지 2명 파악됐다.
그 중 한명은 이태원 클럽 '메이드'를 방문한 서대문구 21번 환자다. 또 용인 66번 확진자와 같은 클럽을 방문했더라도 그와 같은 날(2일) 증상이 발현한 다른 사례도 1건이 있다.
권 본부장은 "유사하게 긴밀한 접촉이 일어나는 다른 상황에서 추가로 환자가 발생할 가능성도 사실상 배제할 수 없어서 지역사회의 전파도 더욱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대한감염학회 이사장인 백경란 성균관의대 교수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지금 발견된 클러스터 규모를 통해 이태원발 집단감염은 한 달 전 또는 그 이전부터 시작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장기전을 예상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방역당국은 국내 코로나19의 폭발적인 급증을 이끌었던 대구 신천지 교회 집단감염의 경우에도 신천지교회뿐만 아니라 당시 지역사회에 상당한 전파가 있었을 것이라고 추정하면서, 이번에도 유행의 연결고리를 찾아 폭증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권 부본부장은 "최대한 이른 시간 안에 90% 이상의 접촉자를 추적해서 찾아낸다면, 결국은 (추가 확산) 억제가 가능하다"며 "시간과의 싸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신천지교회 첫 환자인) 31번 환자를 발견했을 당시에도 신천지 신도 내에서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서도 상당히 많은 전파가 있었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그만큼 (빨리 찾아내야 한다는 측면에서) 시간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태원 클럽감염의 경우에도 선별진료소 검사 의뢰가 늘어나고 있고, 방역당국이 추적조사도 계속 진행하고 있다"며 "유행의 연결고리를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해 유행이 폭발적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방역당국은 또 이태원 집단감염에서 볼 수 있듯 코로나19는 언제나 다시 폭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고, 누구나 환자가 될 수 있다며 개인 위생수칙의 준수를 다시 한번 촉구했다.
권 본부장은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전파하기에 적합한 환경을 만나기만 하면 종교시설, 실내체육시설, 유흥시설 어디에서든 집단 감염을 시킬 수 있다"며 "모든 국민이 거리두기와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면서 몸이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진단과 검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차원에서 서울 등 일부 지자체가 시행하는 '익명검사'를 상당히 긍정적인 접근이라고 생각하고, (전국 일괄 적용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날 정오 기준 이태원 클럽 관련한 확진자는 0시보다 9명이 추가돼 총 102명으로 늘었다.
srch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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