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영국, 이제서야 얼굴가리개 착용 권고
코로나19 사망자 210명 늘어난 3만2천65명…확진자는 22만3천60명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조치 완화에 맞춰 대중교통이나 상점 내 얼굴가리개 착용을 권고했다.
영국 정부는 그동안 "과학적 증거가 부족하다"며 의료진이 아닌 대중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거나 권고하지 않았다.
11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이날 봉쇄조치 단계적 완화와 관련한 상세한 지침을 담은 50쪽 분량의 문서를 공개했다.
보리스 존슨 총리가 전날 봉쇄조치의 단계적 완화 계획을 내놨지만, 구체성이나 명료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재건을 위한 우리의 계획 : 영국 정부의 코로나19 회복 전략'이라는 이름의 지침은 코로나19 발병 이후 처음으로 영국에서 얼굴 가리개 사용을 권고했다.
지침은 "더 많은 사람이 일터에 복귀하게 됨에 따라 정부는 이제 '사회적 거리 두기'가 불가능한 닫힌 공간 등에서 얼굴 가리개를 착용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예로 대중교통이나 일부 상점 등을 들었다.
지침은 얼굴 가리개가 착용자를 바이러스로부터 보호하지는 못하지만, 무증상 감염자가 다른 사람을 부주의하게 감염시키는 것은 막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중은 마스크가 아닌 얼굴 가리개로 충분하며, 마스크는 의료서비스 인력 등을 위해 남겨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침은 전날 존슨 총리가 내놓은 3단계 출구 전략에 관한 상세 내용도 담았다.
우선 오는 13일부터 시작하는 1단계 계획에 따라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업종이 다시 문을 열게 되며, 취약계층 어린이 중 가능한 이들은 학교에 가게 된다.
빠르면 6월 1일부터 적용되는 2단계 계획하에서 유치원과 일부 초등학생이 학교로 복귀한다.
정부는 여름 방학 이전에 모든 초등학생이 다시 학교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일부 업종의 문을 다시 열고 스포츠 이벤트 역시 무관중으로 재개될 예정이다.
7월부터는 미용실과 뷰티 살롱 등 더 많은 업종이 다시 영업에 들어가도록 할 계획이다.
다만 이 모든 계획은 조건부로 진행되며, 바이러스 감소세가 충분치 않으면 봉쇄조치가 다시 도입될 수도 있다.
보건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영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22만3천60명으로 전날 대비 3천877명 늘어났다.
코로나19 누적 검사건수는 192만1천770건으로 24시간 동안 10만490건이 실시됐다.
전날 오후 5시 기준 사망자는 3만2천65명으로 하루 새 210명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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