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학부모들도 이번주 등교재개 계획 두고 전전긍긍
"애가 실험용이냐" 덴마크서는 '등교 보이콧' 전례도
현재 지구촌 177개국 학생 12억7천만명 휴교 등 학업 차질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둔화하면서 학교들도 속속 문을 여는 가운데 프랑스 학부모들이 자녀의 등교 문제를 두고 고심에 빠졌다고 AP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랑스에서는 최근 지난 3월 중순부터 8주가량 이어진 자택격리 조치가 완화됐으며, 각종 사업장이 영업을 재개했고, 직장들도 문을 열었다.
여기에 11일부터 일부 학교의 휴교령도 해제됐지만, 학부모들은 여전히 자녀들의 등교가 안전할지 우려하는 분위기다.
이러한 여론을 반영해 프랑스 정부는 유치원과 초등학교부터 학급당 학생 수를 각각 10명과 15명으로 제한하는 조건으로 문을 열 방침이다.
또 여전히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우려가 가시지 않았기 때문에 학교 출석도 당분간 의무화하지 않고, 지금까지 해오던 대로 집에서 수업을 받을 수 있다.
장미셸 블랑케 프랑스 교육부 장관은 전체 5만500여곳의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 약 80∼85%가 이번 주부터 수업을 재개할 예정이며, 오는 18일부터는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된 일부 지역의 중학교도 문을 연다고 밝혔다. 다만 고등학교 개학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학부모들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급변하는 교육 지침을 보며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6살과 2살 아들을 키우는 세실 바르댕은 파리에 있는 놀이방이나 유치원에 아이들을 보내는 것이 "너무 이른 조처"라며 우려를 표했다.
바르댕은 "특히 학교에서 친구들과 함께 놀고 싶어 하는 어린아이들이 서로 안전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몹시 어렵기 때문에 현재로선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일찍이 휴교령을 해제한 덴마크에서는 수천 명의 학부모들이 단체로 자녀들의 등교를 거부한 바 있다.
덴마크 정부는 신규 확진이 감소세에 접어들자 경제 재개를 위해 학교와 보육센터를 다시 열었지만, 학부모들의 반응은 냉랭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5살과 9살 두 딸을 둔 샌드라 앤더슨은 페이스북에 '내 아이는 (실험용) 기니피그가 되지 않을 것이다'라는 이름의 페이지를 열어 4만여명의 공감을 얻었다.
앤더슨은 "많은 부모가 '왜 어린 자녀들을 먼저 밖으로 보내야 하지?'라는 의문을 갖고 있다"며 "무슨 일이 있어도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도 어린이가 무증상 전파 매개가 될 수 있다는 쪽과 감염 위험이 훨씬 낮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쪽으로 갈린다.
세계보건기구(WHO)와 프랑스 보건당국은 인구학적으로 어린이들이 가장 코로나19의 영향을 적게 받고 있으며, 대체로 가벼운 증상을 보인다고 발표한 바 있다.
올해 초 발표된 일부 연구 결과에 따르면 휴교령이 코로나19의 확산을 저지하는 데 기여했으며, 어린이들은 가족 내 감염을 일으키기 어렵다고 알려졌다.
유네스코에 따르면 전 세계 어린이와 학생의 87%가 휴교를 경험했으며, 195개국 15억명 이상의 청소년에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산된다.
이날 현재 코로나19 봉쇄령으로 휴교를 비롯해 학업에 악영향을 받고 있는 학생은 177개국 12억6천816만여명으로 세계 전체 학생의 72.4%를 차지하고 있다.
s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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