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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회의 빠지고 유엔 결의 막고…리더십 버린 미국에 동맹 좌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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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회의 빠지고 유엔 결의 막고…리더십 버린 미국에 동맹 좌절
CNN "코로나19 국제공조 주도해도 모자란 판에 중국책임론 열중하며 공조 방해"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국제적 위기 속에 미국이 리더십을 내던진 채 중국과 각을 세우는 데 열중하면서 동맹국이 절망감을 느끼고 있다고 CNN 방송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장 대표적 사건은 지난 4일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해 40여개국이 자금 지원을 약속한 온라인 국제회의에 미국이 불참한 일이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10억 유로를 약속하고 한국을 포함해 유럽과 아시아, 중동 등 각 지역의 국가가 너나없이 자금 지원을 약속했으나 미국에서는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다.
국제공조가 필요한 사안에 주도적으로 나서 각국의 협조를 끌어내던 이전 미 행정부와는 극명히 대비되는 모습이다.
전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는 미국의 반대로 코로나19 대응 집중을 위한 전 세계적 휴전 결의안 채택이 무산됐다.
CNN방송에 따르면 미국은 결의안 문구에 세계보건기구(WHO)가 들어가는 데 반대했다고 한다. 직접적 거론 없이 '유엔의 특화된 보건기구'라고 언급하는 것마저 반대했다.
결의안에 WHO를 거론하자고 한 중국을 저지하려는 행보로 분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WHO가 중국 중심적이라며 중국과 WHO를 싸잡아 비난해 왔다.
미국의 이러한 행보에 유엔에 나와 있는 외교관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한 외교관은 "논의가 현안과 무관한 이슈에 인질로 잡혔다. 미국과 중국의 다툼으로 전환돼 버렸다"고 말했다고 CNN방송은 전했다.
코로나19 대응의 한복판에 선 WHO에 전격적으로 자금 지원을 중단해버린 트럼프 행정부의 결정 역시 국제공조에 방해가 되고 있다는 비판의 대상이 돼 왔다.

CNN방송은 "미국이 국제무대에서의 역할을 줄이고 코로나19 대응을 약화시키는 조처를 하며 국제사회를 전통적 리더가 없는 곳에 내버려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사회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각각 에볼라와 에이즈 대응에 보여준 리더십을 트럼프 행정부에도 원하고 있으나 트럼프 행정부는 정치적 목적에 따라 '중국 때리기'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코로나19 대응만으로도 바쁜 각국이 미국과 중국 양쪽의 눈치까지 봐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독일의 외교관은 중국 우한의 연구소에서 바이러스가 시작됐다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발언을 거론하면서 "모든 것이 정치적이라 걱정된다"면서 "(트럼프 재선) 선거운동의 일환이라는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프랑스의 외교관도 CNN에 "우리는 중국에 등을 돌릴 수 없다. 중요한 파트너이고 누구도 그렇게 할 수 없다"며 미국의 행보를 비판했다.
한 유럽 외교관은 "많은 나라가 지금이 역사상 전환의 순간이라고 보고 있고 미국은 언제나 이런 시기를 이끌어왔다"면서 "다들 미국이 더 나서길 원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비영리기구 원캠페인의 게일 스미스 회장은 CNN에 "미국의 부재는 아주, 아주 유감스러운 것"이라면서 "미국이 역사적으로 리더였기 때문이 아니라 미국도 국가적 이해가 걸려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우선주의'를 내세워 국제공조의 중요성을 경시해왔다. 이번 코로나19 국면에서는 부실 대응에 대한 비판 여론을 덮기 위해 중국책임론 제기에 골몰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nar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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