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업계 1분기 실적부진…위생품 수요가 코로나충격 일부 흡수
안면보호대·구강청결제·라텍스장갑 등의 재료 판매는 늘어
(서울=연합뉴스) 김준억 기자 = 국내 화학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1분기에 부진한 실적들을 내놨다.
다만 마스크, 구강청결제, 라텍스장갑 등 위생용품 관련 수요가 코로나19 충격의 일부를 흡수했다.
10일 주요 화학업체들의 1분기 실적발표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자동차와 가전 등 전방산업이 위축됨에 따라 대부분 영업이익이 지난해 1분기보다 감소했다.
LG화학[051910]의 영업이익은 2천365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5.9% 줄었고, 금호석유화학의 영업이익은 1천33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2% 감소했다.
대산공장 폭발 사고가 겹친 롯데케미칼[011170]은 1분기에 영업손실 860억원을 기록해 작년 동기(영업이익 2천978억원)와 비교해 적자로 돌아섰다.
국제유가 하락에 따라 석유화학 주요 제품은 스프레드(원료와 최종제품의 가격 차이)가 개선됐지만, 전반적인 수요 감소로 부진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 업체들은 코로나19로 오히려 수요가 늘어난 위생 제품의 재료 판매가 증가해 실적 하락 폭을 줄이기도 했다.
SKC[011790]는 음료수나 화장품 등의 재료로 주로 판매되는 프로필렌글리콜(PG)이 구강청결제와 손 소독제 용도로 판매가 늘어 PG를 생산하는 합작사 SK피아이씨글로벌이 1분기에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SKC 관계자는 "마스크 착용에 따라 구강청결제 수요가 늘어 PG의 구강청결제용 판매는 지난해 평균 대비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며 "기초화장품용 PG 판매 역시 늘었다"고 말했다.
SKC는 필름 부문에서는 의료진과 서비스업 종사자 등의 수요가 증가한 '안면보호대(face shield, cashier shield)'용 제품 매출이 늘었다고 밝혔다. 엑스레이 필름용 매출도 성장세를 보였다.
SK케미칼[285130]은 안면보호대 등 방역과 관련한 신규 수요가 확대된 영향 등에 따라 1분기 매출이 20.9%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19% 증가했다고 밝혔다.
금호석유화학의 경우 1분기 매출은 1조2천254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6% 감소했지만, 합성고무 사업부의 1분기 매출은 4천693억원으로 1.7% 감소했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합성고무 부문은 1분기에 고원가 재고를 해소하고 원재료 가격 하락으로 제품 스프레드 개선됐고 NB라텍스 등의 견고한 수요로 수익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NB라텍스는 '니트릴 장갑'으로 알려진 라텍스 장갑의 원료로 코로나19에 따라 수요가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효성화학[298000]은 지난달부터 베트남 폴리프로필렌(PP) 공장의 일부 설비를 마스크용 원사인 스펀본드 PP 생산을 시작했다.
효성화학 관계자는 "스펀본드 PP는 장섬유용 원료로 마스크나 의료용 가운 등에 사용되는 부직포를 생산하는 업체에 판매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수요가 늘어 베트남 공장을 증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 소독제 원료인 아이소프로필알코올(IPA)을 생산하는 이수화학[005950]은 최근 에탄올이 품귀 현상을 보임에 따라 대체 수혜를 보고 있다. 이수화학에 따르면 1분기에 필리핀에서 IPA 신규 수주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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