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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이번엔 개발하나"…용산 정비창 미니신도시급 발표로 '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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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이번엔 개발하나"…용산 정비창 미니신도시급 발표로 '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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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이번엔 개발하나"…용산 정비창 미니신도시급 발표로 '술렁'
정부 발표후 문의 쇄도, 매물 거두고 호가 올리려는 집주인 등장
일부는 "금싸라기 땅에 임대아파트라니" 불만도…'기대반 우려반'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솔직히 이게 호재인지, 악재인지 잘 모르겠어요. 다만 정부 규제와 코로나 사태로 얼어붙었던 용산의 부동산 시장에 다시 관심이 쏠리는 것만큼은 분명합니다."(서울 용산구 용산동5가 A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
국토교통부가 지난 6일 용산역 철도 정비창 부지(51만㎡)에 미니신도시급인 8천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을 공개한 이후 용산 일대의 부동산 시장이 다시 들썩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인근 아파트 주민들은 급매물을 회수하는가 하면, 투자성 있는지 물어보는 수요자들의 문의도 이어졌다.
지난 8일 용산구 서부이촌동의 한 중개업소에는 전화문의가 빗발쳤다.
이 중개업소 대표는 "정부 발표 다음 날에 전화 문의만 21통이 왔다"며 "올해 들어 이렇게 전화를 많이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정비창 부지와 인접한 서부이촌동 중산시범아파트의 일부 집주인들은 내놨던 급매물을 거둬들이고 호가를 올리려는 것으로 파악됐다.
부지와 대로 하나를 두고 있는 용산동5가와 전통적 부촌인 동부이촌동의 일부 아파트에서도 비슷한 상황이다.
용산파크타워와 용산시티파크 주상복합아파트의 경우 일부 집주인들이 내놨던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용산 정비창 부지 바로 앞에 위치한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도 이번 정부의 이번 공급대책 발표로 매수 문의가 이전보다 늘었다.
해당 구역은 서울 내 다른 재개발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용적률이 훨씬 높아 사업성이 좋고, 각종 교통·개발 호재가 많다는 이유로 이미 지분 거래 시세가 크게 오른 상태다.
대지지분 3.3㎡당 단독주택은 8천500만∼1억원, 다세대주택(빌라)은 1억9천만∼2억원의 시세가 형성돼있다.
전면1구역은 현재 재개발 조합 설립을 추진 중이다.

예비 청약자들의 전화 문의도 이어졌다.
정비창 부지 인근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서울의 요지에 아파트가 공급되다 보니 청약 대기자들의 관심이 높다"며 "정부 발표 직후 정비창 부지를 방문하는 예비 청약자들이 부쩍 늘었다"고 설명했다.
분위기가 달아오를 조짐을 보이면서 국토부와 서울시는 조만간 중앙도시계획위원회(중도위)를 열어 용산 정비창 부지와 인근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일대 중개사들은 아직 적극적인 매수 문의는 손에 꼽을 정도라고 입을 모았다.
매물이 많지 않지만 당장 사겠다는 사람도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아직 가격이 오르거나 거래가 성사되는 분위기로 보긴 어렵다.
정비창 전면1구역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단순한 가격 문의만 해올 뿐 아직 적극적으로 매수 의사를 밝히는 사람은 드물다"고 말했다.
서부이촌동 중산시범아파트 근처에서 영업하는 또다른 중개업소 대표는 "호재가 발표되면 집주인들이 일단은 매물을 거둬들였다가 다시 내놓는 일이 많다"며 "들썩거렸던 분위기가 조만간 진정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주말을 거치면서 발표 직후 쏟아졌던 매수 문의가 줄었다는 중개업소도 있었다.
동부이촌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용산구의 아파트값이 최근 계속해서 하락했는데 이번 공급대책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크다"며 "다만 가격 변화는 좀 더 분위기를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오히려 인근 집주인들은 이번 정부 발표가 '호재가 아닌 악재'라며 불만을 쏟아내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당초 정비창 부지는 2006년 당시 서울시의 '한강르네상스' 사업과 연계해 사업비 31조원이 투입되는 용산국제업무지구로 개발될 예정이었다.
이듬해 연말 삼성물산 컨소시엄이 개발사업자로 선정됐고, 2008년 서부 이촌동 주민들을 상대로 도시개발사업 동의서(토지소유자 동의율 56%)를 받기도 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사업이 좌초했다.
이후 2018년 박원순 서울시장이 '여의도·용산 개발 마스터플랜' 구상을 언급하면서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이 재차 주목을 받았지만, 서울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자 관련 계획도 무기한 보류됐다.
이런 배경 때문에 용산 일대에서 수십 년간 부동산 중개업을 해온 토박이 중개사들은 "평당(3.3㎡당) 1억원의 가치를 지닌 금싸라기 땅에 소규모 임대아파트가 웬 말이냐는 반응이 많다"는 분위기를 전했다.
당초 국제업무지구 개발계획과 비교해 도시 경쟁력을 강화할만한 상업·업무 시설이 줄고, 전체 8천가구 가운데 2천가구 이상은 임대아파트가 들어설 것이라는 정부 발표에 일부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부 이촌동의 한 대표는 "과거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 발표 직후에 투자자들이 구름같이 몰려오면서 이 일대가 들썩였다"며 "지금은 집주인과 부동산 중개업소들이 정비창 부지 개발 방식에 대해 기대 반, 우려 반으로 술렁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redfla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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