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민주당州 지원, 공평치않아"…뉴욕시장 "고향에 칼꽂아"
트럼프 "뉴욕 등 엄청난 빚" 거론하며 비난하자 뉴욕 주지사·시장 반발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큰 경제적 타격을 입은 미국 내 각 주가 연방정부의 지원을 지속해서 요청해온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소속 주지사들이 운영하는 주 정부에 대한 지원은 공화당에 공평하지 않다고 언급해 논란을 빚고 있다.
발단은 트럼프 대통령의 뉴욕포스트 인터뷰 발언에서 비롯됐다.
뉴욕포스트는 5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백악관에서 이뤄진 인터뷰에서 연방정부의 주정부에 대한 지원 문제와 관련, "도움을 필요로 하는 주는 모두 민주당이 운영하는 주이기 때문에 (주정부에 대한 지원은) 공화당에는 공평하지 못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또 "플로리다주, 텍사스주는 괄목할만하다. 중서부의 주들은 환상적이다. 그들은 부채가 별로 없다"면서 "일리노이주, 뉴욕주, 캘리포니아주를 봐라. 엄청난 빚이 있다"면서 말했다.
플로리다주와 텍사스주의 주지사는 공화당, 일리노이주와 뉴욕주 캘리포니아주의 주지사는 민주당 소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랜 기간 경영을 잘못해온 주들에 대해 `구제금융'을 해주는 것을 공화당이 원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도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비슷한 취지의 언급을 해왔다.
민주당 소속의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와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에 강력히 반발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코로나19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민주당이나 공화당을 가리지 않는다. 민주당원이나 공화당원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미국인들을 죽인다"고 비판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우리가 연방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지 못하면 우리가 원하는 비율로 주내 학교들을 지원할 수 없다. 우리는 절박한 지원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구제금융'이라는 표현을 쓴 것에 대해서도 "미사여구이자 과장된 것"이라면서 거부감을 나타냈다.
쿠오모 주지사는 또 뉴욕주를 비롯한 민주당 주지사를 둔 주 정부는 연방정부에 내는 세금보다 적은 재원을 받고 있다면서 연방정부의 지원보다 뉴욕주는 290억달러, 캘리포니아주는 60억달러를 더 많이 세금으로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공화당 주지사를 둔 켄터키주는 370억달러, 플로리다주는 300억달러를 낸 세금보다 더 많이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더블라지오 뉴욕시장도 이날 별도의 회견에서 뉴욕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이 "고향의 등에 칼을 꽂았다"고 날을 세웠다.
더블라지오 시장은 "그(트럼프 대통령)가 기업들과 부자들의 손에 얼마나 많은 돈을 쥐여준 것에 비춰보면 그는 '위선자'"라면서 "그는 의료진과 경찰관, 소방관, 응급요원 등을 도울 마음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뉴욕주와 뉴욕시는 코로나19로 경제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세수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한편 뉴욕주의 코로나19 사망자는 하루 사이에 230명이 증가했다. 하루 사망자는 닷새 연속 200명대를 기록 중이다.
lkw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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