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갇혔던 트럼프 '탈워싱턴' 시동…"다음주 애리조나 갈것"(종합)
"곧 대규모 집회 열고 사람들이 서로 붙어 앉기를 바란다"
경제 재가동 맞춰 외부일정 재개…경합주 애리조나 방문 대선겨냥 포석도
CNN "담당자에 경제회복·코로나대응 노력 보여줄 출장 가능성 검토 지시"
(워싱턴·서울=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강건택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대외 활동을 자제해왔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주 애리조나를 방문할 것이라고 29일(현지시간) 말했다.
연방 정부가 경제 정상화를 위한 계획을 가동하고 각 주(州) 정부가 경제 활동 재개에 나서거나 이를 검토 중인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서서히 외부 일정에 시동을 거는 모양새다.
블룸버그통신과 더힐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경제 활동 재개를 논의하기 위한 업계 경영자들과의 라운드테이블에서 "다음 주에 애리조나에 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힐튼, 도요타 등 주요 기업의 임원들이 참석했다.
애리조나 방문 일정과 관련해 주드 디어 백악관 부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주 화요일(5일)에 피닉스에 있는 허니웰 공장을 찾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곳에서 의료장비 생산 능력과 500명 규모의 제조업 일자리 창출 사실을 부각할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하이오에도 곧 가기를 희망한다며 "우리는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고 그리 멀지 않은 장래에 대규모 집회를 열고 사람들이 서로 붙어 앉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로 인해 한 달 넘게 백악관에 갇혀있다"면서 그는 지난달 28일 해군 병원선 컴포트호의 뉴욕 출항식 참석을 위해 버지니아주 노퍽을 방문한 이후 워싱턴을 떠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현재 계획된 그의 출장은 6월 13일 미 육군사관학교 졸업식에 참석해 연설하는 것이 잡혀있다.
애리조나 방문은 대선을 앞둔 포석도 있어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11월 대선에서 애리조나는 주요 격전지 주(州)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보좌진들이 트럼프의 애리조나행을 고려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이 사안에 정통한 인사들이 말했다고 전했다.
애리조나는 과거 공화당의 텃밭이었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뒤지는 양상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애리조나는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노스캐롤라이나, 위스콘신과 함께 이번 대선의 주요 경합주로 꼽힌다.
오하이오주 역시 경합주의 하나로,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첫 대선 집회를 오하이오주에서 개최, 재선 채비에 시동을 건 바 있다.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의 '탈 워싱턴'과 관련, 백악관의 일정 계획 담당자들은 가까운 장래에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 회복과 코로나19 대유행에 대한 백악관의 대응 노력을 보여줄 수 있는 출장 가능성을 검토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전했다.
행정부의 한 고위 관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고문들은 대부분의 미국인에게 비필수적 여행을 금지하는 권고가 여전히 시행되고 있기 때문에 대통령이 곧 여행 일정에 나서는 것은 안 된다고 생각해왔다고 전했다.
그러나 보좌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몇 주 동안 갇혀있던 백악관을 떠나려는 갈망이 커지면서 그가 백악관을 벗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어려우리라는 점을 안다고 CNN은 설명했다.
백악관 외부의 우군들은 경제 활동 재개에 앞서 대통령의 메시지를 증폭시킬 수 있다면서 워싱턴DC를 벗어날 것을 요청했고, 일부에선 대통령 행보가 여행과 야외활동 재개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고 CNN은 전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이전의 모습으로 미국 사회가 정상화하기를 기대하는 듯한 언급을 여러 차례 내놓기도 했다.
오하이오 유세를 희망한다고 밝힌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사람들이 멀리 떨어져 앉는 것은 "그리 좋아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그러나 오하이오는 현재 필수적 외출을 제외한 모든 활동이 중단되는 등 사실상의 '셧다운' 상태라고 통신은 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백신이 나오든 안 나오든" 사람들로 가득찬 식당과 스포츠 경기장 등 정상 복귀에 대한 구상을 내비쳤다.
전문가들이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과 같은 '뉴노멀'을 수용하라는 권고를 내놓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사람들이 이런 것에 익숙해지기를 바라지 않는다"면서 "뉴노멀은 3개월 전의 상태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라운드테이블 행사 발언에서도 "우리는 최악의 고통이 과거로 사라질 것이라는 데 용기를 얻고 있다"며 희망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도 7월까지 미국이 "정말로 다시 끝내주는 곳이 될 것"이라며 장인을 거들었다.
쿠슈너 선임보좌관은 트럼프 행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이 "대성공작"이라고 주장했다고 AP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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