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코로나 긴급대출금, 최소 13개 기업 반환하기로
중소기업 위한 자금을 일부 '부자기업'이 수령하자 비판 거세
WSJ "오토네이션 등 상장사, 지원받은 1억7천만 달러 반납"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 미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입은 중소기업을 위해 마련한 긴급 대출자금이 일부 '부자기업'에 돌아간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최소 13개 기업이 이를 반납하기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최대 자동차 딜러 업체로 시가총액이 30억 달러에 달하는 오토네이션은 지난 24일 지원 받은 7천700만 달러(약 950억원)를 반납했다.
오토네이션은 지난해 210억 달러 매출에 4억5천만 달러의 수익을 냈지만, 근로자 500명 이하 영업장을 통해 지원금을 신청했다.
오토네이션 측은 정부의 자금 지원 대상 자격을 갖췄으며, 직원 7천명을 위해 신청했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루스 호스피텔리티, 쉐이크쉑, 옵티노즈, J. 알렉산더, 폿벨리 등도 PPP에 따라 받은 자금을 반납하기로 했다.
WSJ은 이들 13개 기업이 반납하는 총 지원액은 1억7천만 달러이며, 이는 대략 825건의 신규 지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시가총액 2억5천만 달러로 크루즈 여행 운영 업체인 린드블래드 엑스퍼디션즈는 660만 달러를 받았지만 반납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직원 650명으로 지난해 3억 달러 이상 총수입을 올렸던 이 업체는 지난 3월 12일 이후 신규 여행 프로그램을 모두 중단했으며, PPP를 받았기 때문에 해고나 일시 해고, 월급 삭감 없이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규모 지원금을 수령한 애쉬포드는 6천440만 달러의 추가 중소기업청(SBA) 자금을 신청해 이를 받을 경우 총 지원금 규모가 1억2천300만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애쉬포드는 이를 통해 일시 해고한 직원을 재고용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미국 정부는 코로나19 사태로 경제가 악화된 상황에서 중소기업의 고용 안정을 위해 급여보호프로그램(PPP)을 시행했는데 2주 만에 조기 소진됐다.
이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자금 사정이 양호한 기업까지 지원금을 받으면서 정작 경영 여건이 어려운 중소기업은 임금 지급을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WSJ 분석에 따르면 24일 현재 상장사 중 200개 기업 이상이 7억7천500만 달러 이상의 자금을 받았다. 이들 기업은 평균 시총이 3천600만 달러로, 지원받은 금액 평균은 240만 달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재무부는 대규모 상장사가 지원 자금을 받는 데 대한 비판이 제기되자 5월 7일까지 반납할 수 있도록 지침을 내렸으며, 또 헤지펀드사나 사모펀드사는 지원 자격에서 배제했다.
의회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3천500억 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2주 만에 고갈되자 추가로 3천200억 달러를 투입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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