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코로나 확산에 '사회적거리' 안간힘…"장보기 3일에 한번"
"파친코, 휴업 안하면 상호 공개"…연휴에 여행·귀성 자제 당부
지자체들 "연휴 때 오지 말라"…주차장 폐쇄·항공편 축소
(도쿄=연합뉴스) 이세원 특파원 = 일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가운데 사람들이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하도록 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일본 정부는 우선 일부 파친코가 휴업 요청에 따르지 않고 계속 영업하는 문제에 대응해 업체 이름을 공개하기로 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긴급사태가 발령된 가운데 기업이 휴업 요청에 따르지 않으면 더 강력한 휴업 요청이나 휴업 지시를 내리고 대상 사업자를 공표하도록 23일 각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가이드라인은 지방자치단체의 휴업 요청이나 지시에 관해 "주민에게 널리 주지시키기 위해 각 도도부현의 홈페이지 등에 공표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고 규정했다.
파친코가 감염의 온상이 된다는 우려가 커지자 사회적 압력을 가하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광역자치단체장은 긴급사태 선언에 따라 상업시설 등의 휴업을 요청할 수 있으나 이는 강제력이 없으며 따르지 않더라도 벌칙이 없다.
일본 정부는 슈퍼마켓이나 상점가에 방문객이 대폭 늘어난 경우 입장 제한이나 일방통행을 유도하는 조치를 하도록 각 도도부현에 통지했다.
이와 관련해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일본 도쿄도(東京都) 지사는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슈퍼마켓에서 매일 가지 말고 사흘에 한 번 정도만 장을 보라고 주민들에게 요청했다.
그는 아울러 슈퍼마켓에 소비자가 밀집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덜 붐비는 시간대 정보 공유, 장바구니 수 제한, 고령자·장애인·임신부 전용 시간 설정, 요일이나 시간대에 따른 포인트 상향 캠페인 중단, 개점 전 대기자가 없어지도록 상품 진열 시간을 변경하는 방안 등을 추진하라고 업계에 권고했다.
고이케 지사는 이달 25일부터 5월 초까지 이어지는 연휴에 관해 "목숨을 지키는 '스테이 홈(stay home·집에 머물다) 주간'으로 기업의 휴업이나 도민의 외출 억제 등을 한층 진전시키기 위한 대응을 전개하겠다"며 연휴에 불요불급(不要不急)한 외출, 고향 방문, 여행 등을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도쿄도는 연휴 때 사람들의 접촉이 늘어 코로나19가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25일부터 모든 도립공원 주차장과 놀이기구가 있는 광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이런 가운데 전일본공수(ANA)는 이달 29일∼다음 달 6일 국내선의 85%를 감편하기로 하는 등 항공업계도 이동 수단을 줄이고 있다.
일본항공은 다음 달 1∼6일 국내선의 62% 줄이기로 결정했다고 NHK가 전했다.
평소 같으면 연휴 때 여행객 유치에 여념이 없을 지자체들도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미리 방문객을 거절하고 있다.
야마나시(山梨)현은 연휴 중에 후지산이 잘 보이는 관광지인 후지호쿠로쿠(富士北麓) 지역에 방문하는 것을 거절한다고 인근 기초지방자치단체와 함께 23일 공동선언을 했다.
연휴 때 통상 하루 12만명의 관광객이 몰리는 가나가와(神奈川)현의 온천 관광지인 하코네마치(箱根町)는 연휴 중에 관광을 자제하라는 메시지를 발표했다.
하코네마치는 주요 관광지의 주차장을 폐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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