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코리아, 코로나 뚫고 1분기 '굳건'…불확실성은 커진다
SK하이닉스 어닝 서프라이즈…삼성 3조6천억원 이상 전망
'비대면 효과' 이어지겠지만 코로나 장기화·시장정체 우려
(서울=연합뉴스) 김영신 기자 =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1분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뚫고 호실적을 내며 '반도체 코리아'의 저력을 드러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요가 늘며 1분기에는 반도체가 수혜를 봤으나, 코로나19 장기화로 2분기부터는 이 같은 효과가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감도 동시에 커진다.
SK하이닉스는 연결 기준으로 1분기 매출액이 7조1천989억원, 영업이익 8천3억원, 순이익 6천491억원을 기록했다고 23일 발표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4분기 대비 각각 4%, 239% 증가했다. 작년 동기 대비로는 매출은 6.3%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1.4% 줄었다.
1분기 영업이익은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5천276억원을 51.7% 상회했다.
오는 29일 1분기 확정 실적과 부문별 실적을 발표하는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 매출이 3조6천억∼4조원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양사 1분기 합계 추정치는 4조8천억원으로, 코로나19라는 돌발 변수가 나타나기 이전인 올해 초 기대했던 수준 이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반도체 코리아'가 코로나19에도 1분기에 굳건한 실적을 지켜낸 가장 주요한 요인은 코로나19로 재택근무, 원격교육 등 비대면 수요 증가다.
D램이 계절적인 비수기고 코로나19 영향으로 모바일 수요가 줄어들었으나, 서버 증설에 따른 수요가 이를 상쇄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SK하이닉스의 D램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4% 감소하는 데 그쳤고 평균 판매가격은 3% 상승했다.
낸드플래시도 서버용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수요가 늘면서 출하량이 전 분기 대비 12% 증가했고, 평균 판매가격은 7% 상승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꺾인 반도체 시황이 아직 다 회복하지 않은 가운데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장기화하고 있어 불확실성은 커진다.
SK하이닉스의 경우 1분기에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지만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이 41% 감소, 1조원대가 깨졌다.
비대면 수요가 늘며 서버용 메모리는 중장기적으로 성장하더라도,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 수요 변동성은 커지고 생산 활동이 저하되며 실적이 뒷걸음질 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실적을 발표하면서 "이전에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앞으로 글로벌 메모리 시장 전망이 불확실하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올해 세계 반도체 출하량은 전년보다 3%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2013년부터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2018년까지 전성기를 구가했던 반도체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정체기에 있는 상황을 드러낸다.
이 같은 반도체 시황은 급성장하던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기에 진입한 영향이 큰데,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모바일 수요가 감소가 가속화할 수 있다.
코로나19 국면이 장기화하면 이르면 2분기부터 비대면 수혜에 따른 상쇄 효과가 힘을 다하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실적이 하락세로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결국 반도체 코리아의 실적은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추이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관측된다.
KB증권 김동원 연구원은 "현재 반도체 시장은 서버 중심의 메모리 수요 증가에 따른 기대와 코로나19로 인한 하반기 수요 불확실성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며 "코로나19가 6월 이후 진정된다고 가정하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성장 방향성은 유효하다"고 밝혔다.
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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