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울 때 도와야죠"…동남아 한인사회, 동포 돕기 확산
K마켓 상품권, 무료 쉼터, 마스크 제공 등 온정의 손길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동남아시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어려움을 겪는 우리나라 교민들을 위해 한인사회가 앞다퉈 온정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베트남에서 한국 식료품 유통 체인인 K마켓을 운영하는 고상구 회장은 21일 하노이에 거주하는 한국인 여행 가이드 150명에게 1인당 100만동(약 5만3천원) 상당의 K마켓 상품권을 전달했다. 모두 1억5천만동(약 790만원)어치다.
고 회장은 22일 "코로나19 사태로 일거리가 끊긴 여행 가이드들이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다는 얘기를 듣고 식료품을 구매할 수 있는 상품권을 전달했다"면서 "모두 힘든 시기인 만큼 함께 어려움을 헤쳐나가자는 뜻"이라고 말했다.
고 회장은 2월 말 베트남에 입국하면서 14일간 시설에 격리된 한국인들에게 식료품을 지원하기도 했다.
베트남 중부 다낭에서 중국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교민은 최근 현지에 있는 한국인들을 위해 음식 무료 나눔 행사를 했고, 김석환 다낭 한인상공인연합회 설립 준비위원장도 교민들에게 마스크를 무료로 배포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하노이한인회는 음식을 배달해주는 한인 식당 리스트를 만들어 교민들에게 배포, 오프라인 영업을 못 하는 한인 식당들을 지원했다. 호찌민한인회도 한인 식당 이용 캠페인을 준비하고 있다.
봉쇄령이 내려진 필리핀 마닐라에서는 한인교회인 임마누엘교회가 지난달 말 형편이 어려운 교민 300명에게 쌀과 컵라면, 김치, 마스크 등을 전달했다.
최근에는 필리핀 한인총연합회가 생계난에 직면한 교민 200여가구에 생필품을 전달하고 있다. 지역 한인회별로도 교민들에게 온정의 손길을 내밀고 있다.
또 마닐라에 있는 한인단체들이 오갈 데 없는 교민들을 위한 무료 쉼터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이곳에는 10여명이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 방콕 후웨이꽝 지역에서 프랜차이즈 식당 '붐쉬림프'를 운영하는 성대현(39) 씨는 지난 2월 중순부터 교민들에게 마스크와 손 세정제를 나눠주고 있다. 대한불교 조계종 한마음선원 태국 지원도 지난달 21일부터 태국 입국 후 자가격리 중인 교민 및 한국인에게 온정의 손길을 내밀었다.
배송비를 부담하면 매주 한 차례 김치, 깻잎 조림 등 한국 밑반찬 서너 가지를 만들어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재인도네시아 한인회는 현지에서 마스크 품귀 현상이 심해지자 한인 마스크공장 등을 통해 물량을 확보한 뒤 교민들에게 1차로 2만장, 2차로 1만9천여장을 나눠줬고 자카르타한국국제학교(JIKS)에도 1만장을 전달했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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