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편향 논란' WHO, 대만 코로나19 방역 이례적 칭찬
"공중보건 대응 매우 우수…숫자에서 볼 수 있어"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 편향' 논란에 휩싸인 세계보건기구(WHO)가 대만의 코로나19 방역 성과를 공개적으로 높게 평가했다.
그간 WHO가 대만의 방역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데 인색했다는 점에서 이번 발언은 이례적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은 지난 17일 정례 브리핑에서 "칭찬받을 만하다. 그들은 대만에서 매우 우수한 공공보건 대처를 했다. 숫자에서 그것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라이언 사무차장은 "우리는 홍콩 특별행정구와 중국 전역에서도 유사한 접근을 본 바 있다"고 언급해 중국에 대한 긍정적 평가도 빼놓지 않았다.
그동안 WHO는 주요 지원국인 중국과 관계를 고려해 대만과의 공식·비공식 협력을 꺼려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중국은 대만을 독립된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미수복된 일개 성(省)으로 간주한다. 중국은 자국과 공식적인 관계를 맺는 모든 국가와 국제기구에 이 같은 원칙을 요구한다.
이런 이유로 대만은 중국의 반대로 WHO에 가입하지 못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강화하면서 전에 있던 옵서버 자격까지 상실했다.
최근 WHO와 대만은 날 선 신경전을 벌였기에 WHO의 대만 공개 칭찬은 한층 더 눈길을 끈다.
대만은 WHO에 작년 12월 코로나19 사람 간 전염 가능성을 경고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주장했지만, WHO가 이를 부인하면서 최근 양측 간에 공개 설전이 벌어졌다.
급기야 WHO 수장인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이 대만 정부가 자신을 향한 살해 협박과 인종차별적 비난을 방치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대만에서는 근거 없는 의혹 제기라면서 시민들이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WHO 고위 관리들은 그간 '대만'이라는 단어 자체를 공식적으로 언급하는 것을 금기시하는 것처럼 보였다.
WHO의 최고위급 간부인 브루스 에일워드 사무부총장은 지난 2월 홍콩 방송과 인터뷰에서 대만에 관한 민감한 질문이 나오자 소리가 안 들린다고 하다가 일방적으로 연결을 끊어버리며 '방송사고'를 내기까지 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방역 성과가 우수한 대만의 WHO 참여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이 대만과 WHO를 각각 앞세워 대리전을 치르는 양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출입경 통제 등 적극적인 방역 조치에 나선 대만에서는 18일까지 398명의 코로나19 환자와 6명의 사망자가 나오는 데 그쳤다. 대만의 인구는 2천300만명가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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