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온건파 지식인들, 코로나19에 반미정서 거세지자 자제 촉구
동방망과 과기보 총편집, 극단적 반미감정 표출에 우려 표시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중국 내에서 극단적인 반미(反美)정서가 확산하자 중국의 일부 온건파 지식인들이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16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의 일부 지식인과 언론인들은 코로나19 책임론을 둘러싸고 중국 내에서 극단적인 반미감정이 표출되는 데 대해 우려를 표시하고, 사실에 입각한 토론과 과학에 대한 존중을 촉구하고 나섰다.
상하이(上海)의 유력 언론매체인 동방망(東方網ㆍEastday.com)의 쉬스핑 총편집(편집국장)은 최근 사회관계망(SNS)에 올린 글을 통해 뉴스에 대한 '책임 있고 정확한 공유와 토론'을 촉구했다.
쉬 총편집은 "우리(중국인) 가운데 일부는 마치 우리에게 해를 입히기 위해 우리에 대항해 끊임없이 음모를 꾸미는 사람들이 있는 것처럼 관련 없는 사건들을 연결함으로써 세상을 놀라게 하려고 애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 내 일각에서 중국에 코로나19에 대한 책임을 물어 손해배상을 받아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중국내 일부 민족주의적 논객들이 SNS상에서 이러한 배상론을 미국 정부가 제기한 것처럼 팩트를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쉬 총편집은 "이런 종류의 일들(중국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주장)은 미국에서 진지하게 다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그런데 그런 주장이 왜 우리의 미디어와 여론 주도층에서 과장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중국 과학기술부 산하 관영 매체인 과기일보의 류야둥(劉亞東) 총편집도 SNS에 인터넷 트렌드 분석전문가인 웨이시의 글을 올리면서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과학에 근거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웨이시는 "중국은 복잡한 글로벌 시스템과 연결돼 있다"면서 코로나19와 관련해 극단적인 민족주의를 경계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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