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하원, 2차대전 종전기념일 9월2일→9월3일 수정 법안 승인
러 여당 의원들이 발의…러시아식 '역사 바로쓰기' 일환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하원(국가두마)이 14일(현지시간) 제2차 세계대전의 완전한 종전 기념일을 9월 2일에서 9월 3일로 바꾸는 법안을 승인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하원은 이날 2차 및 최종 3차 독회(심의)에서 해당 법안을 통과시켰다. 법안은 상원 심의를 거쳐 최종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
법안은 앞서 여당인 '통합러시아당' 소속 의원으로 하원 국방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블라디미르 샤마노프와 같은 당 소속 의원 게오르기 카를로프 등이 발의해 하원에 제출됐다.
샤마노프 위원장 등은 법안 발의 근거로 1945년 소련 최고소비에트 간부회가 9월 3일을 대일본전 승리 기념일로 선포하는 명령을 내렸음을 들었다.
동시에 대일전 참전 용사들에게 수여된 소련 정부의 훈장 메달 뒷면에 승전일이 '1945년 9월 3일'로 찍혀 있다는 점도 근거로 내세웠다.
2차 대전 승전 기념일 개정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강조하고 있는, 러시아적 시각에 입각한 '역사 바로쓰기' 정책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옛 소련은 1945년 8월 6일 미국이 일본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투하해 일본의 패색이 짙어진 직후인 8월 8일 일본에 선전포고하고 그 이튿날부터 공격을 개시했다.
히로시마에 이어 나가사키에 원폭이 투하된 하루 뒤인 8월 10일 일본 천황은 연합군 측에 항복 의사를 전달했고, 5일 후에 무조건 항복을 선언했다.
뒤이어 9월 2일 일본의 도쿄만 요코하마에 정박 중이던 미국 전함 USS 미주리 선상에서 일본 외무대신이 항복 문서에 서명하면서 제2차 세계대전은 완전히 종결됐다.
이에 따라 9월 2일은 전 세계적으로 태평양 전쟁을 포함한 제2차 세계대전의 완전한 종전일로 간주된다.
한편 러시아는 매년 5월 9일 2차 대전에서 나치 독일을 무찌른 것을 기리는 승전일을 대대적으로 기념해 오고 있다.
러시아는 대독전을 대일전과 별도로 '대조국전쟁'이라고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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