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코로나19 차단 각종 제한 완화·연장 엇갈려
스페인, 건설·제조업 일부 경제활동 제한 해제…직장인들 일터 복귀
프랑스는 전국 이동제한령 내달 11일까지 연장
이탈리아 사망 2만명 넘고 러시아는 신규 확진자 급증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미국과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가장 심각한 유럽에서는 13일(현지시간) 이탈리아의 사망자가 2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러시아에서 신규 확진자가 급증했다.
스페인에서는 경제활동 제한 조치가 일부 해제됐고, 독일에서도 각종 제한 조치에 대한 해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반면에 프랑스는 이동제한령을 내달 11일까지로 전격 연장했다.
◇이탈리아,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코로나19 사망 2만명 넘어
이날 이탈리아의 코로나19 사망자는 2만명을 넘어 오후 6시 현재 2만465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가 2만명을 넘은 나라는 미국에 이어 이탈리아가 두 번째다.
이탈리아의 누적 확진자는 15만9천516명으로, 미국, 스페인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다.
그동안 코로나19 대유행에서 다소 비켜서 있었던 러시아도 감염자가 급증하고 있다. 러시아는 일일 신규 확진자가 2천500명대를 기록했고, 누적 확진자도 1만8천명을 넘었다.
러시아의 급확산은 검진 건수가 크게 늘면서 발병자가 대규모로 확인되는 가운데 해외 유입 감염자를 통한 2차 전파가 확산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날 화상 대책 회의에서 "유감스럽게 확진자가 늘고 있고 중증환자도 많아지고 있다"면서 "향후 몇주간이 결정적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에서 코로나19가 가장 심각한 나라인 스페인에서는 확산세가 어느 정도 꺾였다는 판단에 따라 일부 업종의 경제활동 금지 제한이 해제됐다.
재택·원격근무가 불가능한 건설업, 제조업 일부 부문의 활동 제한이 해제돼 많은 직장인이 2주간의 강제 휴무를 마치고 일터로 돌아갔다. 앞서 스페인 정부는 지난달 30일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이유로 모든 비(非)필수 경제 부문의 활동을 14일간 전면 중단시킨 바 있다.
많은 직장인이 업무에 복귀함에 따라 스페인 정부는 이번 주에 1천만개의 마스크를 무상으로 나눠주기로 했다. 경찰관 4천500명과 적십자 자원봉사자들이 이날부터 전국 1천500곳에서 마스크 배포를 시작했다.
스페인의 코로나19 사망자는 이날 오전 기준 1만7천489명으로 전날보다 517명 늘었고 확진자는 16만9천496명이다.
독일 역시 스페인처럼 공공시설 운영, 상점 영업 제한 등의 조치를 점진적으로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독일 국립과학아카데미는 코로나19 확산세가 낮은 수준으로 안정화된다는 조건 아래 점진적인 제한 해제를 정부에 추천했다고 슈피겔온라인이 전했다.
반면에 프랑스는 이동제한령을 내달 11일까지로 전격 연장했다.
프랑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어느 정도 안정화됐지만, 수도권과 동부 그랑데스트 지방에서의 병상 포화상태가 계속되고 있고 방어태세를 늦추기는 이르다고 판단, 전국 이동제한령을 연장했다.
프랑스의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13만6천779명이며, 이 가운데 1만4천967명이 숨졌다.
◇교황 "여성들 가정폭력에 노출"…마크롱 "이번 사태에 충분히 대비 못해"
부활절 휴일인 이날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 세계적 외출 제한으로 여성들이 가정폭력에 노출되고 있다면서 각국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교황은 온라인 생중계 훈화를 통해 "때때로 여성들은 감당하기 어려운 폭력의 희생자가 될 위험에 처한다"면서 각국 정부가 외출 제한 기간에 가정폭력에 희생되는 여성들을 보호·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대국민 TV 담화에서 이동제한령 연장을 발표하면서 그동안 정부의 방침을 잘 따라준 시민들과 의료진의 노력의 결과로 상황이 호전되고 있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그는 "프랑스가 이번 사태에 충분히 대비하지 못했다"고 시인하며 이번 사태에서 교훈을 얻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코로나19에 감염돼 입원했다가 전날 퇴원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지방관저에 머물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
영국 총리실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존슨 총리가 정부 업무를 담은 공문서를 받고 있지 않다면서 현재 회복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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