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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장기화에 바닷길 물동량 급감…해운업계 '삼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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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장기화에 바닷길 물동량 급감…해운업계 '삼중고'
전세계 컨테이너 물량 10% 감소 예상…저유가로 가격경쟁 심화
항만국 통제 강화에 선내 방역물품 확보도 고민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해운업계가 삼중고를 겪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물동량이 감소하고 운임 단가도 하락하는 상황에서 각국 항만당국의 통제 강화로 선내 방역물품을 확보하고 안전경영시스템도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13일 해운업계 등에 따르면 전 세계 해운업계 경영진은 중국에 이어 미국과 유럽에서 코로나19가 대유행함에 따라 올해 컨테이너 물량이 작년 대비 10%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3월 1∼2주 미국 해운업계의 해상 운송 수입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5.0% 줄어들었으며 중국 해운사들은 44.9%, 유럽은 6.5%의 해상 운송 수입이 각각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국내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으로 감염병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상향된 2월 들어 중국 수출입 물동량은 1천356만1천t에 그쳐 작년 같은 기간 1천536만t에 비해 큰 폭(11.7%)으로 감소했다.
2M, 디 얼라이언스, 오션 등 3대 해운동맹 소속 대형선사들은 최근 정기적으로 부산 신항에 들르던 선박 상당수를 임시 결항(블랭크 세일링)한다고 통보하고 있는 등 물동량 감소에 대비하고 있다.
현재까지 결항 통보된 선박은 부산 신항 전체만 40척가량에 이른다.
세계 6위의 대형 컨테이너 선사인 일본의 오션 네트워크 익스프레스의 최고경영자(CEO) 제레미 닉슨은 한 인터뷰에서 "중국에서 폐쇄된 공장의 생산 저하와 트럭 감소와 같은 공급 충격에 이어 북미와 유럽의 도시 봉쇄로 수요 측면의 충격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유가가 30% 하락하는 등 가격 경쟁이 심화하고 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석유 수요가 매우 감소해 운임 하락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중국 등 세계 무역이 위축되면서 해운 업황을 보여주는 지표인 벌크 화물 운임 지수(BDI)는 지난 2월 4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올해 1분기 BDI 평균은 591포인트로, 지난 25년간 분기 평균으로는 2016년 1분기의 358포인트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한국선주협회 회원사 144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코로나19 사태 이후 해운기업의 매출은 작년 3월 대비 평균 27.4%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가운데 해외 항만 당국이 코로나19 확산을 예방하기 위해 선박의 입출항과 선원의 교체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어 국적 선박의 국제협약 위반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해외 항만 당국으로부터 선원의 최대 승선 기간 초과 등 위반사항이 적발돼 출항 정지 등의 조치가 취해지면 국내외 수출입 물류 흐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지난달 17일 국제노동기구(ILO)에 문성혁 장관 명의의 서한을 보내 국제기구 차원의 대응을 요청한 데 이어 해외 주요 항만 당국에 협조를 요청하는 공식 서한을 발급해 선박 소유자에게 제공하기로 했다.
일본해사신문에 따르면 각국 선주협회가 가입한 국제해운회의소와 국제운수노련이 공동으로 설치한 태스크포스(TF)에서 선원 교대를 집중적으로 실시하는 항만, 이른바 '선원교대특구'를 지정·정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TF는 전 세계 항만 10∼15곳을 선원 교대의 거점이 되는 항만으로 선정하는 방안 등을 논의 중이다.
유례없는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속에서 국제해사기구(IMO)는 최근 중국 정부가 개발한 '선상에서의 코로나19 예방과 통제를 위한 지침'을 회원국에 보내 회람을 요청하기도 했다.
지침에는 승선자의 안전과 위생적인 선내 환경 유지를 위한 의무사항과 확진자 발생시 대응 절차 등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호 장갑과 보호복, 체온계, 손 소독제와 같은 물품 보급체계를 마련하고, 육상에서의 선원 교체는 감염병 저위험도 지역에서 항만 당국의 요구 조건에 따라 최소한으로 이뤄지도록 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한국선주협회도 최근 코로나19 상황별 선박 대응 방안을 담은 '코로나19 관련 선원·선박 보호 가이드'를 제작해 회원사에 배포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며 이달 디 얼라이언스 정회원 가입과 2만4천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투입을 바탕으로 올해를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으려던 HMM(현대상선의 옛 이름)의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이처럼 해운업계의 위기가 본격화하며 해수부는 앞서 세 차례에 걸쳐 3천800억원 규모의 해운항만 분야 지원 방안을 발표한 데 이어 추가 금융 지원 방안 등을 기획재정부 등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보람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연구원은 "해운업에 대한 일시적인 지원책보다는 해기사의 안전과 선박의 화물을 지속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다방면의 지원책이 있어야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여파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hanajj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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