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생필품 나눠주며 주민 환심 사는 멕시코 카르텔
카르텔 두목 이름으로 빈곤층에 음식 등 나눠줘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멕시코 마약 카르텔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위기에 처한 주민들에게 음식 등 생필품을 나눠주며 환심 사기에 나섰다.
10일(현지시간) 인포바에 멕시코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마약 조직 중 하나인 '골포' 카르텔이 최근 자신의 근거지인 북부 타마울리파스주에서 주민들에게 음식을 나눠준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로 실직했거나 일터에 나가지 못하는 빈곤층을 위한 것이다.
소셜미디어엔 카르텔 이름과 두목의 별명이 적힌 스티커가 붙어있는 흰 상자들이 가득 쌓여있는 사진 등이 올라왔다. 물건을 나눠준 사람들은 공공기관이 아니라 카르텔이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한 트위터 이용자는 전했다.
미초아칸주에서는 '로스 비아그라스' 카르텔이 빈곤 주민들에게 생필품을 나눠줬다. 무장한 조직원들이 트럭에 물건을 가득 싣고 마을은 도는 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됐다.
현재 멕시코에서 가장 악명 높은 조직인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 역시 두목 네메시오 오세게라 세르반테스의 별명인 '엘멘초'의 이름으로 할리스코주 주민들에게 생필품을 배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수 등 자연재해가 덮쳤을 때 혹은 크리스마스나 어린이날에 주민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며 환심을 사는 것은 멕시코 카르텔들의 오랜 전략이다.
경쟁조직이나 공권력은 물론 민간인을 상대로 한 잔혹한 범죄를 서슴지 않으면서도 의적 이미지를 심어주고 주민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다.
멕시코 정부는 범죄조직의 이 같은 전략을 비난하며, 더는 주민이 쉽게 넘어가지 않는다고 강조하고 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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