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대금 두산중공업 지원에 사용될 듯…조만간 채권단에 자구안 제출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김남권 권선미 기자 = 두산그룹이 계열사 두산솔루스의 지분을 사모펀드에 전량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그룹은 이런 방안이 포함된 자구안을 마련해 두산중공업에 1조원을 지원한 채권단에 조만간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전자·바이오 소재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두산솔루스 매각을 위해 사모펀드 스카이레이크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
스카이레이크는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이끄는 사모펀드 운용사다.
두산솔루스는 ㈜두산(17%)과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등 주요 주주를 포함한 특수관계인(44%)들이 모두 지분 61%를 보유하고 있다.
애초 두산솔루스 지분 51%를 매각해 경영권을 넘기는 것으로 시장에 알려졌으나 지분 전체를 넘기는 방향으로 매각 작업을 벌이고 있다.
매각 가격은 6천억∼8천억원 정도인 것으로 전해진다. 두산솔루스의 시가총액은 지난 10일 종가(2만7천250원) 기준으로 8천336억이다.
시장은 두산솔루스의 잠재력을 높게 보는 편이다.
김준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그룹의 핵심 성장축"이라며 "하반기 본격적인 전지박(전기차용 배터리 소재) 매출을 시작으로 중장기적인 실적 성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두산 역시 '알짜' 자회사인 두산솔루스의 미래 기업가치를 높게 보고 있어 가격 협상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두산솔루스 매각 대금은 유상증자 형태로 두산중공업을 지원하는 데 쓰일 것으로 전망된다.
경영 위기에 내몰린 두산중공업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1조원을 지원받아 급한 불을 껐으나 유동성 위기는 여전히 이어질 것으로 보여 두산솔루스가 신속하게 매각돼야 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6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두산중공업의 차입금을 상환하려면 두산솔루스 매각 협상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은 2분기에 1조1천700억 규모의 회사채 만기에 더해 기업어음(375억원), 전자단기사채(4천586억원)의 만기에 대응해야 한다.
자구안에는 그룹 지배구조의 재편 방안과 다른 사업의 매각 등도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채권단의 두산중공업 추가 지원 여부가 자구안 내용에 달려 있어 고강도 자구안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이 ㈜두산→두산중공업→두산인프라코어→밥캣으로 이어지는 수직 계열 구조를 끊어내라고 요구하는 만큼 두산중공업의 분할 후 합병 방안이 자구안에 담길 가능성도 있다.
두산중공업을 사업회사와 투자회사로 분리한 다음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밥캣 지분을 투자회사에 두고 투자회사를 ㈜두산과 합병하는 방안이다.
두산중공업 자회사 네오트랜스와 두산메카텍, 석탄 사업부, 인도 법인 등의 매각도 거론된다.
그룹 계열사 임직원의 급여 삭감 방안은 자구안에 들어간다.
두산중공업은 이에 더해 추가 명예퇴직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2월부터 기술직과 사무직을 포함한 만 45세(1975년생)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았다. 최종 인원은 약 650명이다.
두산중공업은 일부 유휴인력을 대상으로 유급 휴업을 하는 방안도 계속 검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달 10일 노조에 공문을 보내 고정비 절감을 위한 긴급조치로 법에 근거해 경영상 사유에 의한 휴업을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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