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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외무장관이 업무 대행…존슨 총리 '정치적 공백'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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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외무장관이 업무 대행…존슨 총리 '정치적 공백' 우려
'실세' 커밍스 수석보좌관 등 총리실 핵심 인력도 자가 격리
일부선 각료 간 코로나19 대응 놓고 갈등설도 나와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정부를 이끌어온 보리스 존슨 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정상적 업무 수행이 어려워지면서 국정 공백이 우려되고 있다.
존슨 총리는 지난해 12월 총선을 통해 보수당의 압승을 이끌었고, 이후 지지부진하던 브렉시트(Brexit)마저 단행하는 등 강력한 정치적 추진력을 발휘해왔다.
7일(현지시간)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전날 저녁 존슨 총리가 집중 치료 병상으로 옮기면서 도미닉 라브 외무장관에게 필요한 직무를 대행하도록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존슨 총리가 향후 집중 치료로 인해 업무를 보기 어려울 경우 라브 장관이 다른 고위 각료, 관료들과 협력해 정책 결정을 내리게 된다.

라브 장관은 그동안 존슨 총리와 함께 코로나19 대응 정책을 주도해 온 리시 수낙 재무장관, 마이클 고브 국무조정실장, 맷 핸콕 보건장관의 지원을 받게 된다.
라브 장관은 영국 내각에서 제1 장관(first secretary of state)을 맡고 있다.
이는 일종의 명예직으로, 내각 서열에서 다른 각료보다 앞선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만 실제로 다른 각료들에 비해 특별한 권한 등을 갖는 것은 아니다.
앞서 영국 내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존슨 총리는 자신이 직무를 수행하기 어려울 경우에 권한을 대행할 인사인 일종의 '지정 생존자'(designated survivor)로 라브 장관을 지정했다.
라브 장관은 당장 전염병에 의한 총리 부재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아 '정치적 공백'을 메우는 중책을 맡게 됐다.
이미 총리실에서는 존슨 총리 외에도 정부 '실세'로 알려진 도미닉 커밍스 수석 보좌관이 코로나19 의심 증상으로 자가 격리 중에 있다.
또 다른 핵심 인사인 최고전략보좌관 에디 리스터 경 역시 70세라는 고령으로 인해 지난달 이후 총리실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공보책임자인 리 케인 역시 재택근무 중이라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다우닝가에 정치적 공백이 있다. 돔(도미닉 커밍스)이 없는 상황에서 누가 실제로 여러 가지 일을 처리하는지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관계자는 커밍스 보좌관과 케인 공보책임자, 마크 세드윌 내각장관 등이 협력하고 있는 만큼 정치적 공백은 없다고 주장했다.
존슨 총리의 부재로 코로나19 대응 방향과 관련해 주요 각료 간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수낙 재무장관은 코로나19 봉쇄조치와 관련해 명확한 출구전략이 없다며 보건부에 대한 불만을 핸콕 장관에게 개인적으로 전달했다.



핸콕 장관과 고브 국무조정실장이 의료장비 조달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비록 제1 장관으로 서열상 앞서지만 라브 장관은 여전히 주요 결정을 내릴 때 다른 각료들의 동의를 얻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존슨 장관이 회복하지 못하더라도 라브 장관이 자동으로 총리 자리를 승계하는 것도 아니다.
이 경우 내각과 집권 보수당 의원들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요청해 새로운 정부 구성 승인을 요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각은 임시 총리를 내세운 뒤 보수당 당대표 경선을 통해 새 당대표 겸 총리를 선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pdhis95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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