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체감경기 '공포' 수준…경기전망지수 외환위기후 최대 하락
한경연 BSI 4월 전망치 25.1p 급락한 59.3, 135개월 만에 최저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기업 체감경기가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악화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30일 기업경기실사지수(Business Survey Index) 조사 결과 4월 전망치가 59.3으로 세계 금융위기였던 2009년 1월(52.0) 이후 135개월 만에 최저라고 밝혔다.
이는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18∼25일에 조사한 결과로, 응답업체는 408개사, 회수율은 68.0%다.
BSI 전망치의 전월 대비 하락 폭은 25.1포인트로 외환위기였던 1998년 1월(28.0포인트) 이후 가장 컸다.
한경연은 "금융위기 때는 BSI 전망치가 5개월(2008년 9월~2009년 1월)에 걸쳐 46.3포인트 하락했는데 이번엔 두 달 만에 32.7포인트가 떨어지는 등 속도가 빨라서 기업들이 느끼는 위기감은 크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경연은 체감경기가 얼마나 더 떨어질지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염병이라는 원인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고 국내와 세계위기가 결합한 복합위기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경연은 이동제약으로 소비가 위축된 데다가 조업차질로 인한 공급 충격이 겹치면서 기업체감경기는 금융위기 때 보다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4월 전망치를 부문별로 보면 내수(64.3), 수출(69.3), 투자(74.8), 자금(77.0), 재고(95.5), 고용(79.0), 채산성(68.8) 등 전 부문에서 기준선 미만이었다.
BSI가 기준치 100보다 높으면 긍정 응답이 부정 응답보다 많다는 의미다. 재고는 반대로 100을 넘으면 과잉이다.
업종별로 자동차(44.2), 출판·기록물(46.2), 여행·오락서비스(50.0), 의류·신발 제조(50.0), 도·소매(52.2), 육상·항공 등 운송업(52.4)에서 낮았다.
3월 BSI 실적치도 65.5로 역시 2009년 2월(62.4) 이후 최저였다.
3월 실적치는 부문별로는 내수(71.5), 수출(76.5), 투자(77.3), 자금(81.0), 재고(96.5), 고용(81.3), 채산성(76.0) 등 역시 전 부문에서 기준선 이하였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코로나19로 인해 기업들은 실적악화에 더해 자금시장 위축으로 인한 신용경색을 겪으며 생존의 기로에 서 있다"면서 "최악의 시나리오를 대비해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하고 피해업종을 적극 지원하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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