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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박이냐 인생 역전이냐…증시로 몰려드는 개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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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박이냐 인생 역전이냐…증시로 몰려드는 개미들
거래대금·예탁금 연일 사상 최대
접속 폭주에 증권사 거래시스템 마비될 지경
1주일새 삼성전자 12.5% 반등·개미 순매수 종목 22.4% 올라




(서울=연합뉴스) 곽민서 기자 = 지난해 취업에 성공한 새내기 직장인 B(25)씨는 지금이라도 주식 투자를 시작해야 할지 고민 중이다. 요즘 주변 친구들과 동료들이 모였다 하면 주식 이야기에 열을 올리는 탓이다. 그러나 막상 투자를 해보려고 하니 '인버스'는 뭐며 '레버리지'는 또 뭔지, 골치가 아프기만 하다.
최근 주가지수가 급락하면서 일명 '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주식투자 열풍이 불고 있다. 향후 주가 반등을 노리고 투자에 뛰어드는 것인데, 단기적 이익만 보고 섣불리 투자를 시작했다가는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7일 하루 증시(코스피·코스닥) 거래대금은 27조4천288억원으로 집계됐다. 주식시장에서 하루 동안 오간 돈이 거의 30조원에 육박한 것이다.
이로써 증시 거래대금은 지난 25일 이후 3거래일 연속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증시 진입을 위한 대기 자금 격인 투자자 예탁금도 지난 26일 기준으로 45조원을 넘어서며 역시 역대 최대치를 하루 만에 경신했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 맡겨두거나 주식을 판 뒤 찾지 않은 돈으로, 향후 증시에 유입될 가능성이 큰 자금이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을 통해 간편하게 증권 계좌를 개설할 수 있게 되면서 신규 계좌 개설 역시 늘어나고 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지난달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지 한 달도 채 안 돼 계좌 개설 수가 50만개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특히 신규 계좌 개설 고객 가운데 68.4%는 모바일 플랫폼 이용률이 높은 20∼30대였다.
휴면 계좌를 제외한 주식거래 활동계좌 수 역시 이달 들어 3천만개를 돌파하며 우리나라 경제활동인구 수를 넘어섰다.
심지어 주식 거래량이 폭증하면서 증권사가 운영하는 거래 시스템에서 주문이 확인되지 않거나 로그인이 지연되는 등의 오류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개인 투자자 거래 비중이 큰 키움증권[039490]은 국내 증시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던 13일에 이어 지난 27일에도 시스템 오류를 일으켰다.
앞서 키움증권은 최근 주문량 급증에 대응해 거래 시스템 서버를 증설했지만, 이마저도 몰려드는 주문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그렇다면 개미들의 투자 성적표는 어떨까. 최근 주가지수가 반등한 덕분에 개인 투자자들은 일단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27일 코스피는 이달 19일 기록한 연저점(1,457.64) 대비 18% 가까이 반등 마감했다.
이 기간 개인 투자자 순매수 상위 종목 20곳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22.43%로 코스피 상승률을 웃돌았다.
특히 개미들의 순매수가 몰린 삼성전자[005930]의 경우 주가가 일주일 새 12.46% 반등하며 투자자들에게 모처럼의 수익을 안겨줬다.
지난 1월 기록한 종가 기준 연고점(6만2천400원)과 비교하면 아직 한참 낮은 수준이지만, 최근 주가 폭락기에 주식을 사들인 투자자라면 일단 두 자릿수가 넘는 짭짤한 수익을 올린 셈이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경제와 증시의 타격이 완전히 진정됐다고 보기 어려운 데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속적으로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는 점이 여전히 불안한 요인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3천763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17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17일 동안 외국인의 누적 순매도액은 11조1천148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개인은 9조4천365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외국인이 팔아치운 물량을 대부분 받아냈다.
따라서 향후 주가가 다시 하락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인다면 전력 매수에 나선 개미는 또다시 큰 손실을 볼 수도 있다.
결국 단기 투자보다는 향후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을 중심으로 장기 투자에 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금은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장기적으로 보면 저가매수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아직 증시 변동성이 남아 있는 상황이므로 투기성 투자는 금물"이라고 말했다.
mskwa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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