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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 치하도 견뎠는데…160년 전통 바티칸 일간지 발행 잠정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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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 치하도 견뎠는데…160년 전통 바티칸 일간지 발행 잠정중단
코로나19에 인쇄·배급소 영업 차질 영향…온라인 서비스는 유지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나치 점령 기간에도 꿋꿋하게 신문을 냈던 160년 전통의 바티칸 유력 일간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극복하지 못하고 발행을 멈췄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바티칸 일간 '로세르바토레 로마노'(L'Osservatore Romano)는 25일(현지시간)자를 마지막으로 신문 발행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1861년 창간한 이 신문은 프란치스코 교황을 비롯한 바티칸 시국의 고위 성직자와 외교사절단 등 여론주도층이 즐겨보는 유력지다. 발행 부수는 하루 5천부 정도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자신은 로세르바토레 로마노와 이탈리아 로마 일간지인 '일 메사제로'(Il Messaggero) 등 두 개 신문만 본다고 언론에 밝힌 적도 있다.
신문사 측은 코로나19에 따른 인명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이탈리아 로마의 인쇄소 및 배급소가 정상적인 영업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 부닥쳐 부득이하게 발행 중단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자 20명을 포함한 60여명의 인력 대부분이 재택근무로 업무를 이어가기로 하면서 온라인으로는 계속 기사를 공급할 예정이다.
아울러 프란치스코 교황과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 교황청 고위 관료 등을 위한 10부 정도의 특별판을 매일 제작·발간할 것으로 전해졌다.
로세르바토레 로마노가 신문 발행을 중단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이탈리아반도 통일을 위한 내전이 한창이던 1870년 통일 주도 세력이 로마와 교황령 영토를 점령했을 때, 1차 세계대전 종료 직후인 1919년 광범위한 노동쟁의 등으로 사회적 불안이 극에 달했을 때 한시적으로 발간을 중단한 바 있지만 그 외에는 줄곧 바티칸 소식을 대내외에 알리는 첨병 역할을 해왔다.
심지어 독일 나치가 이탈리아와 바티칸을 점령했을 때도 윤전기는 돌았다.
안드레아 몬다 편집장은 "신문을 다시 발행하기 전까지 온라인 독자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lu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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