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세계 항공허브 속속 '마비'…UAE·싱가포르 등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아랍에미리트(UAE)와 싱가포르, 홍콩 등 세계 항공허브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기능이 사실상 정지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동 지역 항공 허브 아랍에미리트는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향후 2주간 모든 여객 비행을 전면 중단한다고 현지 통신사 WAM이 보도했다.
이번 결정은 48시간 이내에 발효할 예정이다.
다만 화물기와 긴급 대피를 위한 여객기는 적용대상이 아니라고 WAM은 전했다.
앞서 전날 중동 지역 최대 항공사이자 장거리 비행으로 유명한 에미레이트항공은 코로나19로 인해 오는 25일부터 대부분의 여객기 운항을 중단하고 간부 급여를 절반가량 삭감한다고 발표했다.
항공 정보업체 OAG에 따르면 지난주 세계적으로 항공기 운항이 전년 동기 대비 12% 줄어들었으며, 다수 항공사가 추가 운항 축소계획을 발표했다.
싱가포르항공은 다음달 말까지 국제선 운항을 96% 중단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앞서 싱가포르항공은 국제선 운항을 절반가량 중단할 계획이었으나 싱가포르 정부가 전날 코로나19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모든 단기 방문자의 입국·경유를 이날 밤 11시 59분부터 금지한다고 발표하자 운항 중단 규모를 거의 전체로 확대했다.
그간 호주-유럽, 인도-북미 노선을 중점적으로 운영해오던 싱가포르항공은 직면한 현금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용대출을 늘렸다고 밝혔다.
역시 아시아의 허브 역할을 해온 홍콩 국제공항도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홍콩 최대 항공사인 캐세이퍼시픽은 오는 4~5월 여객기 운항을 96%까지 중단하기로 했다.
대만도 싱가포르와 비슷하게 환승을 제한하면서 현지 항공사인 중화항공과 EVA항공이 타격을 입게 됐다.
이들 항공사는 최근 몇년간 대만 공항이 홍콩, 싱가포르와 비교해 편리하고 가성비가 높다고 홍보하며 환승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호주와 뉴질랜드에서도 각 정부가 해외는 물론이고,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국내 여행도 하지 말라고 권고하면서 현지 항공사들이 여객기 운항 일정 조정에 들어갔다.
호주 리저널 익스프레스 항공(REX)은 정부가 손실을 떠안아주지 않으면 보조금을 지원하는 일부 노선을 제외하고는 다음달 6일부터 모든 노선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호주 시드니 공항당국은 운항 감소에 따라 불가피한 비용만 남기고 기존 지출 계획 축소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발원지' 중국은 이제 진정단계로 접어들어 국내 여객기 운항이 증가세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해외발 바이러스 '역유입'을 우려한 중국 정부의 통제로 베이징행 국제선 여객기들은 다른 공항에 착륙해야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올 1월1일부터 이달 16일까지 중국을 오가는 국제선과 국내선 57만여편이 취소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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