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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고 건강한 사람도 코로나19 위험?…'사이토카인 폭풍' 뭐길래
"면역체계서 과다 분비된 사이토카인이 환자의 장기·조직 공격"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김잔디 기자 = 고령에 기저질환(지병)이 있는 사람을 중심으로 악화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20대에서도 위중하게 진행된 사례가 보고되면서 그 배경으로 '사이토카인 폭풍'(cytokine storm)이 지목됐다.
20일 대구시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0대 코로나19 확진자 1명이 사이토카인 폭풍 증상으로 위중한 것으로 발표됐다. 이 환자는 현재 인공 심폐 장치인 '에크모'(ECMO) 치료를 받고 있다.
그동안 추정만 돼왔던 사이토카인 폭풍 증상이 실제 코로나19 환자에서 나타났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단 중앙방역대책본부에서는 이 환자가 평소 기저질환을 앓아왔다고 부연했다.
사이토카인 폭풍은 바이러스 등 외부 병원체가 몸에 들어왔을 때 체내 면역 물질인 사이토카인이 과도하게 분비돼 정상 세포를 공격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면역 체계에서 분비되는 사이토카인이 바이러스 등 병원체를 죽여야 하는데 '폭풍'처럼 과도하게 쏟아져나오면서 오히려 환자의 폐나 신체조직에 염증을 일으키는 것이다.
예컨대 바이러스가 몸 안에 들어왔을 때 면역체계가 사이토카인이라는 '총알'을 쏜다고 가정하면, 총알이 빗나가거나 과하게 발사돼 옆에 있는 우군(조직)을 쓰러뜨리는 상황과 마찬가지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에서도 사이토카인 폭풍이 나타나 치사율을 높였다는 보고가 있다.
정확한 발생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대개는 면역 체계가 강력한 젊은 층에서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노인은 면역세포가 노화해 바이러스에 압도되는 건데, 젊고 건강한 사람의 경우 과한 면역반응으로 되레 사이토카인이 많이 나와 바이러스를 죽이고 정상조직까지 죽이는 역설적인 상황이 생길 수 있다"며 "앞서 H5N1(조류인플루엔자) 유행 때도 동남아 등에서 건강한 사람의 치사율이 높았는데 사이토카인 폭풍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이토카인 폭풍 자체를 치료하는 특효약은 없다"며 "스테로이드나 면역조절제를 써서 '브레이크'를 걸어주는 데 그렇게 효과가 있진 않다"고 말했다.
jand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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