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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한마디로 미칠지경"…코로나19에 미 한인사회도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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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한마디로 미칠지경"…코로나19에 미 한인사회도 직격탄
영업중지 등 잇딴 고강도 대응 조치에 한인 소상공인들 고통호소
한인타운 썰렁한 적막감만…식당들 영업접고 테이크아웃·배달만
현지진출 기업들도 비상…출장 막히고 재택근무에 전화회의 대체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몰고 온 충격파에 미국 내 한인 소상공인들과 기업들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미국 내에서 코로나19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이에 맞춰 각 주와 시별로 식당 영업중지나 모임금지 등 잇따른 고강도 조치가 나오고 사람들의 이동도 급감하면서 한인사회의 고통과 신음도 커지고 있다.

◇한인타운 적막감만…식당들 문 닫고 테이크아웃·배달 서비스만
18일(현지시간) 한인 상가들이 밀집한 뉴저지주 포트리는 썰렁한 적막감이 나돌았다.
평소 같았으면 사람들로 북적일 점심시간임에도 사람과 차량의 이동이 크게 줄어든 것은 물론 아예 문을 닫은 식당과 가계들이 즐비했다.
특히 뉴욕주와 인근의 뉴저지주, 코네티컷이 지난 16일 밤부터 공동으로 식당과 바(주점)의 일반 영업과 체육관, 영화관, 카지노 등의 영업을 중단하기로 하면서 이곳은 더욱 황량해졌다. 파티를 포함해 50명 이상의 모임도 금지됐다. 다만 식당이나 바는 테이크아웃(포장 음식)과 배달 서비스는 허용된다.
뉴저지주는 시민들에게 밤 8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통행 금지를 권고하고 있다.
평소 점심때면 손님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던 포트리 중심가의 한 대형 한인 식당은 이날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다만 식당 출입문에는 60달러 이상을 주문하면 배달이 무료라는 안내장만 덜렁 붙어 있었다. 그러나 식당 안은 의자들이 테이블에 모두 올려진 채 인기척조차 없었다.
인기를 끌었던 또 다른 대형 한인 식당은 아예 영업을 중단했다.
식당 측은 출입문에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16일부터 오는 31일까지 문을 닫는다는 안내문을 붙였다.



한인이 운영하는 한 중국 음식점도 배달만 가능하다는 안내문만 붙여놓은 채 문을 닫았다.
상당수 카페들도 문을 닫았고, 일부 문을 열어놓은 빵집 등에도 손님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뉴욕 맨해튼의 32번가를 중심으로 밀집한 한인타운도 인적이 뚝 끊기고 썰렁하기는 마찬가지다.
한인타운의 한 대형 식당은 뉴욕주의 방침에 따라 일반 영업을 중단하고 우버의 음식배달 서비스인 '우버이츠' 등 배달 서비스를 통해 들어오는 주문만 받고 있다.
이 식당은 손님들에 대한 식당 내 서비스가 금지되면서 수십명에 달하는 종업원들의 출근도 중단시켰다. 다만 주방장을 비롯해 극히 소수만 출근해 테이크아웃 주문을 소화하고 있다.
현지 경찰이 수시로 오가며 식당 내 영업을 하는지를 감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식당 대표는 "여기서 30년 가까이 식당을 했는데 지금과 같은 상황은 처음이다. 9·11 테러 때도 이러지 않았다"면서 "우리가 손을 쓸 수 있는 대책도 없고 한마디로 미칠 지경"이라고 푸념했다.
그는 "한국 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면서부터 한인타운도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면서 "문제는 미국내 확진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어 이 같은 상황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종업원들의 주급을 겨우 챙겨줬다"면서 "앞으로는 대출을 받아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뉴욕주 롱아일랜드에서 뷰티(미용) 관련 사업을 하는 한 기업인은 "미국에 온 지 39년이 됐는데 이런 일은 처음"이라면서 "식당이나 네일숍 등 리테일(소매) 업종을 하는 동포들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렌트비도 내기 어려운 상황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쓰나미'에 "개개인이 특별한 대책을 세울 수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특히 빌 더블라지오 뉴욕 시장이 전날 뉴욕시민들은 48시간 이내에 자택 '대피(shelter in place)' 명령 가능성을 준비해야 한다고 밝히면서 현지 한인 소상공인들의 우려를 더 키우고 있다.
뉴욕주 내 약 120개 한인 회원사를 둔 뉴욕경제인협회의 유대현 회장은 "뉴욕은 전 세계적으로 임대료가 비싼데 사람들이 외출을 꺼리니 소매업을 하시는 분들이 어렵다"면서 "앞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돼도 '경제적 피해'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한인회의 찰스 윤 회장은 "한인들이 많이 하는 식당, 네일숍 등 소매업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면서 "한인 소상공인들이 생존이 걸린 상황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회장은 앞으로 재정 상황 악화로 위기에 몰리는 한인 소상공인들이 긴급 자금 등을 수혈할 수 있도록 한인회가 '연결고리' 역할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한인회는 지난달 말 현지 한인 경제단체와 한인 의사협회 등과 함께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위한 '공동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현지 진출 기업들도 초비상…출장 막히고 재택에 전화 회의
미국에 진출한 기업들도 초유의 상황에 사실상 비상 모드에 돌입했다.
한 대기업 인사는 경영 환경이 "위기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지난 16일부터 출근 또는 재택근무를 직원들의 자율에 맡겼으며, 현재 약 80%에 가까운 직원들은 재택근무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식사도 집에서 싸 온 도시락이나 배달 서비스로 해결하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회의도 모두 영상 회의나 전화 회의(콘퍼런스콜)로 대체하고 있다. 현지 사업 파트너들과의 회의도 마찬가지다.
한국과 미국을 오가는 출장도 사실상 다 막혔다.
한 대기업은 한국에서 출장을 오는 인사는 미국에서 2주간 자가격리를 하도록 하고 있다. 미국에서 한국으로의 출장도 현지 법인장의 재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
다른 대기업은 미국 출장자에 대해 한국으로 귀국 시 2주간 자가격리를 하도록 하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사실상 출장을 오갈 이유가 없어진 셈"이라고 말했다.
lkw777@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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