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자 연합' 수세 몰렸나…'경영 불참' 주주간 계약서까지 공개
'조현아 복귀' 의혹에 의결권 위임 확보 어렵자 진정성 강조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조현아 전 대한항공[003490] 부사장과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로 구성된 '3자 연합'이 주주총회를 앞두고 수세에 몰리면서 '경영 불참'을 명시한 주주간 계약서까지 공개하고 나섰다.
최근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이 한진그룹 명예회장직을 요구했다는 사실이 알려진데다 조현아 전 부사장의 복귀 가능성을 여전히 의심하는 소액주주들이 많아 의결권 위임 확보에 어려움을 겪자 진정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3자 연합은 이날 "강성부 KCGI 대표, 조현아 전 부사장, 권홍사 회장은 주주 연합을 결성한 1월31일 직접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주주로서의 역할에 충실할 것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합의한 바 있다"며 "3자는 회사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주주로서 전문 경영인제 도입과 이사회 중심 투명 경영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3자 연합은 이와 함께 1월31일 맺은 주주간 계약서의 발췌본도 함께 공개했다.
발췌본에는 "회사의 경영에 있어 전문경영인체제를 도입해 각 당사자와 특수관계인이 직접 이사로 참여하지 않고 전문경영인·외부전문가로 이사회를 구성해 회사를 경영하도록 한다"는 조항이 포함됐다.
3자 연합이 이처럼 경영 불참 의사를 재차 강조한 것은 최근 소액 주주를 대상으로 주총 의결권 위임장을 확보하기 위해 집집마다 다니는 과정에서 조 전 부사장의 경영 복귀 가능성을 의심하는 주주들이 많아 위임장 확보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총을 앞두고 3자 연합의 진정성을 의심받는 상황에 몰리자 이를 수습하기 위해 주주간 계약서까지 발췌해 공개한 것이다.
앞서 전날 3자 연합이 추천한 이사 후보 7명도 입장을 내고 "(3자 연합의) 주주들이 향후 경영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여러 차례 명확히 한 바 있음을 잘 알고 있고, 그러한 약속의 진정성을 믿는다"며 "그렇기 때문에 추천을 받아들여 이번 한진칼 주주총회에 이사 후보로 나서게 된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3자 연합 측은 당초 19일 사내이사 후보 중 한 명인 김신배 포스코 이사회 의장이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설명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했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 등을 감안해 취소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3자 연합은 권홍사 회장이 작년 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만나 한진그룹 명예회장직을 요구한 사실이 알려지며 지분 보유 목적을 허위로 공시했다는 논란에 휩싸이며 여론전에서도 밀린 상황이다.
허위 공시 논란은 권 회장이 "조 회장이 도움을 요청하는 만남을 요구해 몇차례 만났고 시름에 빠져 있는 조 회장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차원이었다"고 반박하자 한진칼 측이 "(조 회장이) 도와달라고 만남을 요청했다는 주장 자체가 거짓이며 명예회장직을 비롯한 명백한 경영 참여 요구였다"고 재반박하면서 진실게임 공방으로 번지기도 했다.
한진칼은 반도건설의 허위 공시 의혹을 포함해 KCGI의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경영권 투자 등에 대해 3자 연합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금융감독원에 신고한 상태다.
3자 연합은 그동안 조 회장을 정조준해 대한항공 리베이트 수수 의혹을 제기하며 검찰의 수사를 촉구했으나 이날 참여연대 등이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을 함께 검찰에 고발함에 따라 자승자박의 위기에 처했다.
이에 조 전 부사장은 입장을 내고 "이번과 같은 항공기 구매 리베이트 건은 있어서는 안 될 부끄러운 일이며 창업주 일가의 일원으로서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며 "다만 항공기 리베이트와 관련해 어떤 불법적 의사결정에도 관여한 바가 없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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