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중국산 김치 '뚝'…김치 수입 43개월만에 최소
2월 수입량 1월보다 31% 감소…對日 수출전선은 타격 없어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올해 들어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지난달 우리나라의 김치 수입량이 3년 7개월 만에 최소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김치(HS코드 2005.99.1000) 수입량은 1만8천401.9t을 기록해 1월 2만6천677.4t보다 31.0%나 급감했다.
이는 2016년 7월 기록한 1만7천513.9t 이래 3년 7개월 만에 가장 적은 양이다. 또 지난해 같은 기간 2만603.9t과 비교해도 10.6% 감소한 수치다.
우리나라 김치 수입량은 달마다 오르내림을 반복했지만 크게 보면 꾸준히 증가세를 기록해왔다. 지난해 10월에는 2만9천662.9t을 기록해 한 달에만 3만t에 육박하는 김치를 들여왔다.
수입 김치 대부분이 중국에서 온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현지 물류 장애와 춘절 연휴 연장 등의 영향으로 중국산 김치 수급이 뚝 끊겼다고 추정해볼 수 있다.
실제로 코로나19 확산으로 춘절 연휴가 연장됐던 지난달 초 국내 외식시장에서는 중국산 김치가 일부 품귀 현상을 빚으면서 영세 상인들이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다.
당시 한 중국산 김치 수입업체는 "중국 제조 공장의 운영 중단으로 김치가 순차적으로 발송될 예정"이라며 "불편하게 해 죄송하다"고 공지하기도 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관계자는 "회원 음식점들에 물어보니 코로나19 영향으로 중국산 김치 가격이 올랐다고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치 수입이 급감하면서 매달 큰 폭으로 기록하던 김치 무역수지 적자도 지난달 급감했다.
김치 무역수지 적자는 올해 1월 426만7천 달러(약 53억6천여만원)에 달했지만, 지난달 들어서는 90만5천 달러(약 11억3천여만원)로 줄었다.
한편, 수입과 달리 김치 수출은 비교적 원활하게 이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치 수입이 거의 중국을 통해 이뤄지는 것과 달리, 수출 물량 대부분은 일본·미국·대만 등을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기준 김치 수출은 일본이 1만5천949t·5천518만4천 달러(약 695억3천여만원)로 2위 미국 2천570t·896만9천 달러(약 113억1천여만원)를 6배 이상 압도했다. 사실상 일본이 주된 김치 수출 시장이라는 의미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하늘길이 사실상 막혔지만, 김치 일본 수출은 주로 선박으로 이뤄지고 있다.
'종가집' 브랜드를 일본에 수출하는 대상 관계자는 "수출용 김치는 경남 거창에서 생산해 배편으로 일본에 수출하는데, 현재 물류에 지장은 없다"고 말했다.
'비비고' 김치를 판매하는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조인트 벤처 형식으로 일본 현지에 공장을 직접 세워 생산하기 때문에 별다른 영향은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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