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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기 둔화에 이동제한까지…車업계 빠져나갈 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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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기 둔화에 이동제한까지…車업계 빠져나갈 틈이 없다
현대차 1분기 영업이익 감소 전망도…시총 7거래일 만에 7조 증발
해외 차 업체도 미국·유럽서 생산·판매 차질 시작돼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김동규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더 심각해지며 국내외 자동차업체들이 더욱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업계는 약 두 달 전 코로나19 초기부터 직접 영향을 받기 시작해서 점점 더 큰 고충을 겪고 있다.
처음엔 중국에서 공장가동과 판매 등 사업활동이 멈추더니 설 연휴 직후엔 중국산 부품 공급중단으로 국내 생산에 차질이 생겼다.
이제는 주요 시장인 미국과 유럽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며 세계 경기가 둔화하기 시작했다.
과거 경기불황 때와의 차이는 세계 금융위기나 유럽 재정위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사태 때와는 달리 빠져나갈 틈이 없다는 점이다.
게다가 감염 우려 때문에 세계 곳곳에서 이동제한 조치가 내려진 탓에 자동차가 다른 소비재보다 더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 현대차 주가·실적전망 동반 급락…코로나 불확실성 커
이런 배경으로 현대차 주가는 7거래일 만에 27% 하락해서 10년여전 금융위기 때 수준으로 돌아갔다. 코스피(-18%)보다 하락폭이 크다. 현대차 시가총액은 24조4천억원에서 17조7천억원(16일 기준)으로 약 7조원이 증발했다.
현대차 실적전망도 급강하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16일자 보고서에서 1분기 영업이익이 7천290억원으로 작년 동기(8천250억원)보다 11.6%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삼성증권[016360]과 유진투자증권[001200]이 11일자 보고서에서 각각 제시한 8천570억원과 8천730억원보다 적은 수준이다. 기존 시장전망치 평균은 1조원이 훌쩍 넘었다.
현대차는 올해 경쟁력 있는 신차가 대거 나오는 '골든 사이클'에 접어든다고 해서 기대를 많이 받았다. 작년 말 GV80에 이어 이달에는 아반떼와 G80이 나온다.
미국에서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팰리세이드 인기 등에 힘입어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낸 데 이어 올해는 제네시스 브랜드 입지를 확실히 다진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었다.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는 판매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아예 미국에서 먼저 공개한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분위기는 급변했다. 신차를 내도 대대적인 출시행사나 시승식 등의 오프라인 홍보활동을 펼치지도 못한다. 심지어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는 점이다.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상태가 이어지며 세계 경제가 전대미문 위기에 빠질지, 예상보다 빨리 치료제가 개발돼서 금세 진정될지 예측이 안된다.
지금은 국내 공장이 돌아가고 있지만 코로나19가 어떻게 퍼질지 아슬아슬하다. 이젠 해외 공장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현대차가 지난해 12월 내놓은 연 10조원 투자 계획이나 삼성동 신사옥 GBC 상반기 착공도 실행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SK증권[001510] 권순우 애널리스트는 "생산차질에서 수요 감소로 우려가 확대되는 추세"라며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뿐 아니라 신흥시장에서도 유가하락 영향에 수요가 줄고 있어서 밀고 나갈만한 지역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임은영 애널리스트는 "미국과 유럽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자 중국에서 자동차 판매가 어느 정도까지 감소하는지 본 투자자들이 공포심을 갖는 것 같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율주행 등 미래차 투자계획이 영향을 받을 정도는 아닐 것 같다"고 말했다.


◇ 미국·유럽 자동차 업계도 발등에 불
강 건너 불 보듯 하던 해외 자동차 업체들도 경영, 생산, 판매가 모두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에선 공장이 멈춰 섰다. 이탈리아에선 폐라리가 2주간 공장 2곳을 닫았고 피아트크라이슬러(FCA)도 4곳을 일시 폐쇄한다.
포드는 직원 3명이 양성으로 나온 뒤 스페인 공장을 1주간 닫기로 했으며 폭스바겐도 검토 중이다.
캐나다에서도 FCA 공장에서 직원들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을 걱정해 24시간 동안 작업을 거부하기도 했다.
미국에선 GM과 포드, FCA가 전미자동차노조와 함께 코로나대응 TF를 꾸렸다.
세계 7위 생산국인 멕시코에서는 중국산 부품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닛산 멕시코 공장은 재고가 3주치 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제한으로 본사와 법인 등 사이 커뮤니케이션에 애로가 생겼다.
먼저 시작한 중국은 최악의 시기는 지났지만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현재 23개 업체 공장 90%가 재가동하고 있지만 생산능력은 40%가 안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는 정상화 시기를 3분기로 내다봤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2월 중국의 자동차 판매량은 31만대로 작년 동월보다 79.1% 감소했다.
merciel@yna.co.kr d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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