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모이지 마라"…중동은 예배·카페·영화관 '올스톱'
한달 안팎 휴교령에 2주간 임시 공휴일 선포…민간기업도 강제휴무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중동 각국 정부가 강력한 방역 조처를 내놓고 있다.
초기에는 항공편 중단, 국경 봉쇄와 같은 외부 유입을 막는 데 주력했다면 이번 주부터 국내 2차 감염이 본격화하자 '이동 최소화'와 '사회적 거리 두기'로 방역 대책의 핵심을 옮겼다.
각급 학교에 1개월 안팎의 휴교령을 내린 것은 기본이고 이란은 이슬람 신정일치 국가인데도 이슬람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금요 대예배를 13일(현지시간)에도 취소해 3주째 이슬람 사원(모스크)을 비웠다.
이란 체육·청소년부는 현재 진행중인 프로축구리그를 4월 5일 이후로 연기했고 실내에서 하는 배구 경기는 이번 시즌을 아예 취소했다.
이란의 세계적 관광 명소인 이스파한의 주요 유적도 이달 말까지 문을 닫는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결혼식장, 회의나 사교 행사를 할 수 있는 호텔의 홀 영업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또 금요 대예배는 신자의 간격을 넓히기 위해 주택가와 가까운 소형 모스크가 아닌 대형 모스크에서만 열도록 했다. 11일에는 영화관의 영업을 일시 중단했다.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 카타르, 쿠웨이트 정부는 식당이나 카페에서 시샤(중동식 물담배)를 피지 못하도록 했다. 중동에서는 시샤를 흡연하면서 장시간 얘기를 나누는 풍습이 있다.
바레인은 20일 열릴 예정이었던 F1그랑프리 자동차 경주를 사상 처음으로 무관중 경기로 치르기로 했다.
UAE 정부는 이달 28일 열리는 세계적인 경마대회인 '두바이 월드컵'을 무관중으로 연다고 발표했다.
쿠웨이트는 12일부터 28일까지를 전국적인 임시 공휴일로 선포하고 관공서는 물론 민간 기업도 '강제 휴무'에 들어갔다.
쿠웨이트 당국은 이 기간 카페, 식당, 쇼핑몰의 출입도 막아 사실상 이들 대중 시설의 영업이 중단됐다.
이 기간 헬스클럽과 스포츠 경기장은 문을 닫아야 하고 은행은 각 주에 한 지점만 영업을 허가했다.
카타르 정부는 13일부터 영화관, 극장, 박물관, 어린이 놀이 시설, 헬스클럽, 결혼식장 영업을 무기한 중단했고 호텔에서 결혼식과 같은 사람이 모이는 각종 행사를 열지 못하도록 했다.
키아누시 자한푸르 이란 보건부 대변인은 최근 코로나19 일일 브리핑에서 "바이러스는 날개가 없다. 서로에게 바이러스를 옮기는 건 우리 자신이다"라며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절대 피하라고 신신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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