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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 공식화…한국경제 1%대 성장 현실화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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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 공식화…한국경제 1%대 성장 현실화하나
"단기종식 어려운 상황이라는 의미"…재정정책 확대론 힘 실릴 듯


(세종=연합뉴스) 이 율 김연정 김경윤 기자 = 세계보건기구(WHO)가 11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팬데믹 선언으로 세계적 대유행을 공식화하면서 '한국 경제 1%대 성장' 전망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의 코로나19 확진자수가 중국, 이탈리아, 이란에 이어 세계 4위 수준인 가운데, 경제 성장의 두축인 수출과 내수가 동시다발적으로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팬데믹 선언은 코로나19의 단기종식이 어렵다는 뜻이기도 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더 커지고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따라 정부는 11조7천억원 규모의 코로나19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포함해 31조6천억원 규모의 경기보강패키지를 내놓은 가운데 국회에서는 추경안의 추가 증액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도 기정사실이 된 분위기다.



주요 투자은행(IB)과 경제연구기관은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내리고 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IB·경제연구소 43곳의 올해 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3월 기준 1.8%로, 전월보다 0.4%포인트 낮아졌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는 1.8%였던 전망을 1.6%로 내렸고, 노무라증권은 기본 전망치를 1.8%에서 1.4%로 하향 조정했다.
JP모건은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달 초 2.3%에서 2.2%로 바꿨고, 이달 들어서 1.9%로 또 내렸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한국 경제성장률을 1.9%에서 1.4% 낮췄다. 광범위하고 장기적인 불황이 일어난다면 0.8%까지도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한국 성장률을 지난달 2.1%에서 1.6%로 내린 뒤 이번에는 1.1%로 전망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도 올해 한국 성장률을 2.2%에서 1.8%로 내렸다가 최근 1.4%로 재조정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코로나19에서 촉발된 불확실성 증대가 소비자와 기업 심리를 흔들면서 소비와 투자 증가율이 각각 1.4%, 1.1%에 그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처럼 비관적 전망이 나오는 배경에는 수출과 내수의 동시다발적 타격이 있다. WHO 집계에 따르면 한국의 확진자수는 7천755명으로 중국(8만955명), 이탈리아(1만149명), 이란(8천42명)에 이어 가장 많다.
이에 따라 한국 내수에 타격은 코로나19 유행 초반부터 뚜렷했다. 수출 중심 국가여서 코로나19로 움츠러드는 세계교역에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정부는 이에 대응해 지난달 말 코로나19 파급영향 최소화와 조기 극복을 위한 민생·경제 종합대책'을 확정, 시행하기로 했다. 대책을 통해 재정(2조8천억원), 세제(1조7천억원), 금융(2조5천억원) 등 약 7조원을, 공공·금융기관은 약 9조원을 풀기로 했다. 기존에 시행 중인 4조원 규모의 대책을 더하면 모두 20조원을 가동한 셈이다.
이어 정부는 7년 만에 최대이자, 역대 감염병 대응 추경 중 최대 규모인 11조7천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에 대해 국회에서는 6조원대 증액을 요구하는 한편, 2차 추경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상황이다. 이에 더해 금융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하는 분위기다.




경제전문가들은 WHO의 팬데믹 선언은 상황이 더 나빠졌다는 방증이라며, 추경 등 재정정책의 규모가 더 확대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그동안 선언을 미뤄오다 이제는 팬데믹 선언을 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더 나쁜 상황이 됐다는 것"이라며 "그만큼 세계 경제에 부정적인 상황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확진자가 상당히 많이 발생한 우리나라가 세계 경제로부터의 고립이 상당히 심화할 가능성이 커졌음을 의미하기도 한다"면서 "다른 나라들이 우리나라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교류를 끊고 고립시키는 것을 합리화하는 사유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대외의존도가 있는 산업들,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글로벌 가치사슬에 엮인 분야들, 국제적인 물적·인적 교류가 많은 분야는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부채가 있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엄상민 명지대 경제학부 교수는 "팬데믹 선언은 단기 종식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의미"라면서 "지금까지 사람들이 바깥에 안 나가면서 소비가 위축되는 문제가 나타났는데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 글로벌 가치사슬로 엮인 생산 측면에서도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위기를 마주하고 있는데 지금은 통화정책보다 재정정책의 역할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며 "추경 등 재정정책 규모가 커져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며, 다양한 수단을 필요한 곳에 잘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올해 우리 경제의 1%대 성장은 기정사실로 된 것으로 봐야 할 것"이라며 "수출은 상반기까지 계속 안 좋을 것으로 우려되고 내수는 4∼5월이 관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행은 아직도 기준금리 인하를 안 하고 있는데, 추후 하더라도 시기가 너무 뒤늦은 측면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제서야…등 떠밀려 팬데믹 선포한 WHO / 연합뉴스 (Yonhapnews)
yuls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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