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푸틴 반대세력 추적에 영국 정치인 매수"
가디언 보도…"푸틴, 세금·민간기업서 돈 빼돌려 비밀 작전" 증언도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 러시아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적을 뒤쫓기 위해 영국 정치인 등을 매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러한 내용이 의회 정보·안보위원회(ISC)에 제출됐지만 보리스 존슨 총리는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헤지펀드 투자자 빌 브라우더는 "러시아가 영국의 '중개인'을 통해 영국에 침투했다"며 "일부는 누구를 위해 어떤 일을 하는지 알만한 사람들이고, 또 다른 사람들은 의도치 않게 러시아 이익에 부합하는 일을 하게 됐다"고 ISC에 진술했다.
이러한 의혹이 제기된 영국인 중에는 여야 정치인도 있고, 전직 정보기관 요원이나 외교관, 홍보회사 관계자 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브라우더는 이들을 '서방 완충 조직망'이라고 통칭했다.
브라우더는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의 비판 세력을 공격하고, 러시아의 정치 선전과 허위 정보를 퍼뜨리기 위해 이들을 활용한다"며 "또 자금 세탁을 용이하게 하고 은폐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브라우더는 영국 국민이 위법행위를 한 증거는 내놓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전혀 근거가 없는 거짓말"이라며 "전형적인 미치광이 같은 러시아 혐오증"이라고 일축했다.
러시아는 브라우더에 대해 인터폴에 수배를 요청했으며, 탈세와 고의 부도 혐의 등으로 궐석 상태에서 기소했다.
브라우더가 운영하는 허미티지 캐피탈은 한때 러시아의 최대 투자자였으나 러시아 관료의 세금 횡령을 폭로한 후 2005년 추방됐다.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앞서 브라우더는 지난 2018년 ISC에 기밀 증거를 제출했으며, 위원회는 러시아가 영국 정치권과 사회에 영향을 미쳐 전복하려 한 시도에 대해 2년간 비공개 조사를 벌였다.
러시아 정부와 조직 폭력이 결탁해 국가 재정이나 회사에서 빼돌린 돈을 푸틴 대통령을 포함한 고위직 공무원들이 착복하고 비밀 작전에 투입한다는 게 브라우더의 주장이다.
총선 전인 지난해 11월 조사 결과보고서가 나올 예정이었으나, 총선 후 최종 보고서에는 새로운 정보가 거의 없다며 폐기했다.
야당 측은 브라우더가 제출한 증거에 따라 조사 결과보고서를 즉각 공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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