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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예방에서 마스크가 손씻기를 대체할 수 없습니다"
장재연 아주대 명예교수 "마스크 오남용 막기 위한 시민실천운동 필요"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가장 중요한 예방수칙은 손 씻기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마스크가 손 위생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중앙방역대책본부 정은경 본부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한 국내 발생현황 정례브리핑을 할 때마다 반복해서 강조하는 말이다.
신천지대구교회 '수퍼전파' 사건 이후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지역 확산이 계속돼 '나도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너나없이 마스크를 찾자 전국에서 공급이 수요를 못따라가는 마스크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수차례의 마스크 대책에도 불구하고 급증하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워지자 정부는 급기야 대만과 같이 사실상의 '마스크 배급제'를 시행하기에 이르렀다.
오는 9일부터 약국에서 마스크를 일주일에 한 사람당 2장씩만 살 수 있게 하고 출생연도 끝자리에 따라 월∼금요일로 구매날짜를 분리하는 5부제가 시행된다.
이렇게 코로나19 확산 속에 마스크로 인한 사회 혼란이 벌어지자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예방법은 무엇보다 손 씻기가 우선이라고 강조하고, 마스크를 건강한 사람이 모두 쓰는 것은 오남용으로 정작 마스크가 필요한 사람이 못 구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며 자제를 당부했다.
예방의학전문가인 아주대 의대 장재연 명예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의 불안감과 엉터리 지침으로 인해 만들어진 마스크 대란 위기는 절대 생산량 증산과 배급제로 해결할 수 없다"면서 "마스크 오남용을 막기 위한 시민 실천 운동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기본적으로 마스크는 감염자를 돌보는 의료진과 간병인, 가족, 그리고 증상이 있거나 의심되는 사람, 병원에 가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감염시키지 않기 위해 쓰는 것"이라며 "공포로, 또 남들이 하니까 따라 하는 것은 심정은 이해되지만 벗어나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전 국민이 쓰다 보면 코로나19가 집단 발생하는 곳 등 마스크가 많이 필요한 곳에서 마스크를 구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질 수 있다"며 "오남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정부가 해야 하는데, 생산을 독려하면 해결될 것처럼 하는 것도 잘못된 메시지"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와 질병관리본부는 마스크를 써야 하는 우선 집단으로 기침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을 꼽는다. 이들이 마스크를 써서 비말(침방울)로 남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것을 차단하는 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의료인들이다. 의료인이 마스크를 써서 노출되지 않게 해야 의료기관 감염을 줄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혼잡하지 않은 외부나 개인 공간에서까지 항상 마스크를 쓸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마스크보다는 손을 열심히 씻고, 증상이 있으면 바깥으로 나가지 말고 사회적 거리를 두는 것을 더 강조한다.
이는 코로나19의 감염경로, 즉 침이 튀어서 전파되는 특성을 고려한 권고이다.
사실 일상생활을 하면서 다른 사람의 침이 자신의 얼굴에 튀는 경우는 흔치 않다. 오히려 감염자가 오염시켜 놓은 물체나 문손잡이 등을 자기 손으로 만지고, 그 손으로 다시 코나 입을 만져서 감염되는 경우가 훨씬 흔하다.
대부분 감염 경로는 손인 셈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코로나19를 예방하려면 손 씻기를 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조용수 전남대병원 응급의학과 조교수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손만 잘 씻어도 코로나19는 대부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손이 깨끗하면 마스크가 있건 없건 코로나19를 접촉으로 옮길 일은 없다는 것이다.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는 아예 마스크 사용을 권장하지 않는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손의 위생 상태를 적절하게 유지하지 않으면 마스크의 오염된 부분을 통해 감염될 수 있는 등 손 위생을 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마스크 착용에 따르는 또 다른 감염위험도 감수해야 한다.
마스크 안은 따뜻한 숨이 모인 고온다습한 환경으로, 사용한 마스크에서는 바이러스든 박테리아든 뭐든 잘 자랄 수 있다. 코로나19를 막으려다 다른 위험한 세균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장재연 교수는 "바이러스는 미생물학적으로 생존하기 힘든 존재로, 건조한 상태에서 금방 사멸하는데, 마스크를 써서 촉촉하게 만들어 수분이 많고 체액이 있으면 오히려 오래 생존한다"면서 "그래서 WHO 등은 마스크 자체가 일종의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폐기물로 보고 잘 벗고 잘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고 말했다.
WHO에 따르면 마스크를 벗을 때는 손으로 마스크를 만지지 말고 뒤에서부터 귀걸이를 잡고 빼야 한다. 사용한 마스크는 반드시 밀폐된 쓰레기통에 버려야 한다. 이후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WHO는 "마스크를 제대로 쓰고 버리지 않으면 마스크는 코로나19로부터 당신을 지켜주는 대신 감염의 매개체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은경 본부장도 "마스크를 쓸 때 정확한 방법으로 써야 한다"면서 "마스크의 겉면은 오염될 수가 있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벗거나 쓰기 전에 손 위생을 잘해야 하고, 마스크는 필요하신 분들이 우선 쓸 수 있게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sh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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