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그리스 국경에 특수부대 1천명 배치"
터키 내무 "그리스가 난민 몰아내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
"그리스 발포로 난민 1명 사망…유럽인권재판소에 제소할 것"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터키의 유럽 국경 개방 조치로 그리스-터키 국경에 대규모 난민이 몰려든 가운데 그리스가 난민을 몰아내는 것을 막기 위해 터키가 특수부대를 배치하기로 했다.
쉴레이만 소일루 터키 내무장관은 5일(현지시간) 그리스 국경 지역을 방문한 자리에서 "그리스 당국이 입국을 시도하는 난민을 몰아내는 것을 막기 위해 그리스 국경에 특수부대 1천명을 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일루 장관은 "그리스가 난민 약 4천900명을 폭력적으로 몰아내려고 했다"며 "유럽연합(EU)과 유럽국경·해안경비청인 프론텍스는 이에 침묵을 지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리스 당국은 난민에게 실탄을 발사했다"며 "터키는 그리스 당국의 발포로 사망한 난민과 관련해 유럽인권재판소에 제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그리스와 인접한 터키 에디르네 주(州) 정부는 그리스 경찰의 발포로 난민 1명이 사망하고 5명이 부상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스텔리오스 페차스 그리스 정부 대변인은 "그리스 경찰의 발포로 난민이 부상했다는 보도를 강력하게 부인한다"며 "이런 보도는 터키가 조작한 가짜 뉴스"라고 반박했다.
소일루 터키 내무장관은 "지난달 27일 이후 13만명 이상의 난민이 터키에서 그리스로 들어갔다"며 "이들 가운데 20∼25%가 시리아에서 온 난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리스 당국은 이날 "지난달 27일 이후 5일 아침까지 3만4천778건의 월경 시도를 저지했으며 244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AP 통신도 "비록 수백 명의 사람이 가까스로 국경을 건넜지만 대부분 그리스 당국에 체포된 것으로 보인다"며 "소일루 장관의 주장을 뒷받침할만한 증거는 없다"고 전했다.
세계 최대 시리아 난민 수용국가인 터키는 지난달 27일 "앞으로 유럽으로 건너가려는 난민을 막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러자 터키와 인접한 유럽연합(EU) 회원국인 그리스 국경으로 대규모 난민이 몰려들면서 보안 당국과 난민 간 무력충돌이 빚어지고 있다.
2015∼2016년 '유럽 난민 위기' 당시 EU는 한 해 100만명 이상 밀려드는 난민을 차단하기 위해 터키와 난민송환협정(난민협정)을 체결했다.
당시 터키는 유럽으로 가려는 난민을 차단하는 대신 EU로부터 60억 유로(약 8조원)를 지원받기로 했다.
그 결과 400만명이 넘는 난민을 수용하게 된 터키는 EU가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이의를 제기해왔으며, 결국 난민 단속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소일루 장관은 "우리는 그리스와 유럽으로 가려는 사람들을 막지 않고 있다"며 "오려는 사람은 올 수 있고 가려는 사람은 갈 수 있다. 터키는 9년간 세계가 외면한 인도주의적 위기를 부담해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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