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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중국 직항로 폐쇄하기 전 코로나19 유입됐을 것"
현지 연구팀 "2월 중순 첫 감염자 나오기 수주 전 바이러스 퍼져"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유럽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최대 확산국인 이탈리아에서 중국을 오가는 직항편 운항이 중단되기 전 이미 바이러스가 돌고 있었다는 추정을 뒷받침하는 연구 분석 결과가 나왔다.
5일(현지시간)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에 따르면 국립 밀라노대와 사코병원 공동연구팀은 북부 롬바르디아주에서 전파된 코로나19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해 이탈리아 내 바이러스 최초 전파 시점을 대략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연구를 통해 지난달 21일 북부 롬바르디아주 코도뇨에서 첫 감염자가 공식 보고되기 수주 전 이미 북부에서 바이러스가 퍼지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했다.
상당수의 현지 전문가들은 그동안 여러 정황상 이러한 가설에 신빙성을 부여해왔는데 이를 과학적으로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다.
연구팀은 특히 그 시점이 중국발 여객기를 차단하기 전일 가능성도 있다고 추정했다.
앞서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달 말 수도 로마에서 60대 중국인 부부 관광객 2명이 처음으로 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2월 초부터 4월 말까지 3개월간 중국 본토와 대만, 홍콩, 마카오 등을 오가는 직항노선 운항을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연구 책임자 가운데 하나인 마시모 갈리 사코병원 감염병 전문의는 "중국을 오가는 직항노선이 폐쇄되기 이전에 이미 이탈리아에 바이러스가 유입·전파됐을 수 있다"면서 "바이러스 감염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누군가가 잠복기 단계에서 국내에 들어왔고 무증상 또는 가벼운 감기 증상 속에 정상적인 생활을 하며 여러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옮겼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설사 이 감염자를 국경에서 제지해 검문했다 하더라도 당시에는 정확한 상태를 파악하지 못했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갈리는 아울러 1월 중순부터 롬바르디아 일부 지역에서 비정상적인 폐렴 환자 여러 명이 보고됐다는 사실도 언급했다. 중국에서 바이러스가 무섭게 확산하기 직전인 작년 12월 말 이상 징후를 가진 폐렴 환자들이 확인된 것과 유사하다.



이 역시 바이러스가 예상보다 훨씬 일찍 이탈리아에 유입됐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정황이다.
연구팀은 향후 추가 연구를 통해 정확한 바이러스 유입 시점과 전파 방식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심층 연구를 통해 코도뇨에서 처음 확인된 감염자(1번 환자)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한 이른바 '0번 환자'를 추적할 단서를 얻을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코도뇨 환자는 중국을 방문한 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고, 이 환자와 접촉한 인물들도 모두 바이러스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아 1번 환자 이전의 감염 경로가 미궁에 빠진 상태다.
현지에선 보건당국이 0번 환자를 파악하지 못하면서 역학조사가 벽에 부딪힌 게 결국 이탈리아에서 바이러스가 단시간에 무섭게 확산한 하나의 원인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lu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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