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스파이더맨', '코로나19 두려움 이기자' 고층건물 등반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스파이더맨'이란 별명이 붙은 프랑스의 고층건물 등반 전문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두려움을 이기자는 메시지를 던지기 위해 또다시 퍼포먼스를 벌였다.
4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프랑스인 알랭 로베르(57)는 이날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랜드마크 건물 중 하나인 토르 아그바르(Torre Agbar)를 맨손으로 올랐다.
유리로 뒤덮인 오피스 빌딩인 토르 아그바르의 높이는 145m다.
로베르는 초크와 등반용 신발 외에는 아무런 장비의 도움 없이 47분 만에 건물 외벽을 따라 올라갔다가 내려왔다.
그는 구경꾼들이 박수를 치는 가운데 건물에서 내려오자마자 경찰에 억류됐다.
그는 등반에 나서기 전 "전염성이 더 강한 것은 코로나바이러스가 아니라 공포"라며 "30억명의 사람들이 결국에는 이 질병을 통제할 수 없을 것이라며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베르는 "내가 로프 없이 건물을 오르는 것은 두려움을 낳는다. 코로나바이러스도 마찬가지다"면서 "나 같은 경우에는 두려움을 통제하고 길들이려고 한다"고 전했다.
로베르는 안전로프 없이 건물주나 당국의 사전허가를 받지 않고 기습적으로 맨손으로 세계 곳곳의 고층 건물을 오르는 기행으로 유명하다.
그는 이를 통해 때때로 정치적 메시지를 알리기도 한다.
지난해 8월 홍콩의 평화를 기원하는 의미로 홍콩에 있는 68층 높이 건물 청쿵 센터에 맨손으로 올랐고, 2018년 6월에는 서울 롯데월드타워의 외벽을 1층에서부터 2시간 동안 올라가 75층까지 오른 바 있다.
서울에서는 "급진전하는 남북관계를 기념하고자 등반을 기획했다"고 말한 뒤 송파경찰서에 업무방해 혐의로 체포됐다.
지난 1월에는 프랑스 정부의 연금개편 추진에 반대해 파리 근교의 국제업무지구인 라 데팡스에 있는 정유사 토탈(TOTAL)의 본사 건물인 토탈 타워를 맨손으로 올랐다.
로베르는 높이 828m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 파리 에펠탑, 말레이시아의 페트로나스 트윈타워,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등 전 세계 100개 이상의 유명 건물을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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