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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피자?' 프랑스 방송사 풍자 프로그램에 이탈리아 '발칵'(종합)
"고난에 처한 이탈리아 국민 모욕했다" 비판…외교 문제로도 비화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프랑스 한 민영방송이 이탈리아의 전통 음식인 피자를 소재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풍자하는 방송을 내보내 이탈리아에서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4일(현지시간) 일간 라 레푸블리카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문제가 된 것은 프랑스 민영방송 '카날+'이 지난달 29일 방영한 풍자 프로그램의 한 장면이다.
피자를 준비하는 한 음식점 요리사가 기침하더니 초록색의 타액을 피자에 내뱉는 모습이 나오고 이어 이탈리아 국기 색인 초록색과 흰색, 빨간색을 활용해 '코로나 피자'라고 쓴 자막이 표출됐다. "전 세계에 출시될 새로운 이탈리안 피자"라는 음성도 나온다.
마치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전 세계로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다는 풍자적 메시지를 담은 듯한 내용이다.
방송이 나간 뒤 이탈리아에선 프랑스가 이웃 나라의 국민감정을 자극했다는 분노 섞인 질타가 터져나오고 있다.
하루에도 수많은 감염자와 사망자가 쏟아져나오는 국가적 위기 상황을 우스꽝스러운 풍자극의 소재로 활용한 데 대한 모욕감도 크다.



루이지 디 마이오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풍자 프로그램이라는 점을 이해한다고 해도 코로나19로 고통을 겪는 이탈리아 국민을 이런 식으로 비웃는 것은 매우 무례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이처럼 민감한 시점에는 특히 상대방에 대한 존중이 요구된다"면서 "프로그램 제작진을 이탈리아로 초대해 그들이 평생 먹어보지 못한 피자를 대접할 것"이라고 비꼬았다.
이탈리아 의회도 자국민의 자존감을 해친 해당 방송사 측에 즉각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피자의 본고장인 나폴리 당국은 해당 방송이 지역 이미지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탈리아 내에서 반발이 확산하자 프랑스 방송사는 문제의 영상을 자사 웹사이트에서 삭제하고 주프랑스 이탈리아 대사관에 사과 서한을 보냈다.
주이탈리아 프랑스 대사관도 성명을 통해 "해당 프로그램 내용은 프랑스 정부 및 국민의 입장과 배치되는 것으로 매우 부적절하다"면서 어려움에 처한 이탈리아와의 연대를 강조했다.
일단 이탈리아와 프랑스는 이번 이슈로 양국 관계가 경색되지 않도록 조기 수습하는 데 힘을 모으고 있다.
디 마이오 장관은 이날 로마 중심가의 한 피자 전문 음식점에서 크리스티앙 마세 주이탈리아 프랑스 대사와 함께 피자를 나눠 먹으며 우애를 과시했다고 ANSA 통신이 전했다.
마세 대사는 "이것은 '우정의 피자'"라며 "현존하는 최고의 피자 가운데 하나를 맛볼 수 있도록 초대해준 장관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유럽 내 코로나19 확산의 거점으로 지목된 이탈리아에선 이날 오후 6시 기준 누적 확진자 3천89명에 사망자는 107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lu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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