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네스티 "작년 이란시위 때 어린이 20여명 군경에 피살" 주장
이란당국과 다른 통계…"비무장시위대 향한 실탄 발사로 숨져"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이란 군경이 지난해 11월 반정부 시위대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어린이 23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국제인권단체인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이 4일 주장했다.
지난해 11월 15일 이란에선 휘발유 가격 인상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가 전역에서 일어났으며 이에 정부는 강경 진압으로 대응했다.
진압 과정에서의 사망자 규모를 두고 정부와 인권 단체 간의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앞서 사망자 수를 304명이라고 발표했던 앰네스티는 이번에 어린이 사망자가 최소 23명이라는 새로운 통계를 내놨다.
앰네스티는 23명 중 22명은 군경이 "비무장 상태의 시위대와 행인들을 향해 불법적으로 실탄을 발사해" 숨졌다고 주장했다.
이들이 제시한 통계를 보면 어린이 사망자는 11월 16~18일 6개 주 13개 도시에서 발생했으며 12~17세 남자아이 22명, 8~12세 여자아이 1명이다.
앰네스티 중동·북아프리카 담당 국장인 필립 루터는 "불과 이틀 사이에 대다수 어린이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것은 군경이 무슨 일이 있어도 시위를 진압하겠다며 학살에 나섰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의 죽음에 대한 공정하고 독립적인 수사가 이뤄져야 하며 명령하고 이를 시행한 이들을 기소해 공정한 재판을 받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앰네스티는 또 숨진 어린이들의 유족이 오히려 정보 및 보안 당국 관계자들의 감시를 받거나 취조당하는 등 위협받아 가족의 죽음을 공개적으로 말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국가가 은폐하려 한다"고 규탄했다.
앰네스티는 또 압돌레자 라흐마니 파즐리 이란 내무부 장관에게 숨진 어린이들의 이름이 적힌 편지를 보냈으나 아무런 답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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