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추경] 음압구급차 46→192대로…바이러스 전문연구소 세운다
국가지정 음압병실 161→281개·감염병 전문병원 2곳 확충…총 2.3조원 투입
시급한 선별진료소·마스크·보건인력 지원은 예비비로…목적예비비 1.35조 보강
(세종=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빠르게 번지면서 정부가 감염병 환자를 안전하게 이송할 음압구급차 146대를 국비로 구매해 일선에 보급하기로 했다.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에 음압병실 120개를 추가로 만들고 영남권과 중부권에 감염병 전문병원을 세우기로 했다.
질병관리본부 센터를 확장해 바이러스 전문 연구소도 설립한다.
4일 정부가 임시국무회의에 제출한 '코로나19 파급영향 최소화와 조기 극복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에는 이 같은 내용의 감염병 대응 및 피해자 지원 대책이 담겼다. 투입되는 금액은 총 2조3천억원이다.
우선 감염병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음압구급차부터 음압병실, 감염병 전문병원, 바이러스 연구소까지 관련 시설을 갖추기로 했다.
음압구급차는 292억원을 들여 146대를 추가로 일선 보건소에 배치한다. 현재 배치된 음압구급차 46대를 감안하면 총 192대가 된다. 일반 구급차 13대도 추가 지원한다.
이는 보건복지부에서 보건소 등을 상대로 사전 조사한 수요를 반영한 것이다.
음압구급차는 공기의 압력 차를 이용해 차량 내부의 공기가 외부로 새어 나가지 않도록 설계된 구급 차량이다. 주로 감염병 환자를 이송할 때 사용한다.
구윤철 기획재정부 2차관은 "음암구급차 보급은 시급한 사안"이라며 "추경 통과되면 상반기에 바로 투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에 설치된 음압병실의 경우 현재 161개를 281개로 늘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300억원을 투입한다.
향후에도 대규모 신종 감염병이 발생할 것에 대비해 영남권과 중부권에 최소 36병상 이상의 권역별 감염병 전문병원 2개소를 추가한다. 현재 권역별 감염병 전문병원은 호남권 소재 한 곳뿐이다.
이번 추경에는 우선 설계비 45억원만 반영됐고 이후 건축비 등 지원도 이뤄질 전망이다.
인수공통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연구를 위해 질병관리본부 센터를 확장해 '바이러스 전문연구소'도 세운다. 이는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와 변종 바이러스 대응을 위한 것이다.
질병관리본부 기능을 한층 강화하기 위해 원심분리기와 디옥시리보핵산(DNA) 서열분석기 등 각종 바이러스 검사 장비를 확충하는데 98억원을 편성했다.
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설치하는 등 정부의 방역 조치로 손실을 본 의료기관에 대한 보상과 격리치료자를 위한 생활비 지원 등도 일부 추경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손실보상심의위원회에서 코로나19에 투입된 병상 수와 진료 수입 등을 고려해서 보상액을 결정할 예정이다.
우선 예비비로 3천500억원을 지원하고 추경을 통해 3천500억원을 추가한다.
자금난을 겪는 의료기관에 대한 금융지원은 우선 기금 변경으로 1천억원을 확보하고 있으며, 추경이 통과되면 4천억원을 추가 공급할 수 있을 전망이다.
격리치료자를 위한 생활비 지원과 기업에 대한 유급휴가비 지원도 이뤄진다.
생활지원비는 직장 유무와 가구원 수, 격리 기간 등을 참작해 결정한다.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직원에게 유급휴가를 제공한 사업주에 대해서는 하루 13만원 한도로 격리 기간을 고려해 유급휴가비를 지원한다.
생활지원비와 유급휴가비는 예비비로 1천600억원을 지원하고 추경 통과 시 800억원을 추가 반영한다.
시급한 사안은 국회 통과까지 시일이 걸리는 추경에 담기 보다는 예비비를 우선 쓰기로 했다.
선별진료소 장비 지원과 마스크 지원, 보건인력 및 자원봉사자 지원 등이 대표적인 예비비 지원 항목이다.
선별진료소에서 필요로 하는 에어 텐트와 이동형 음압기, 보호 의복은 예비비 264억원을 투입하고,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에 설치할 음압 침상과 휠체어 등 관련 장비에는 58억원을 들인다.
공항·검역소 40여곳에 음압 캐리어를 보급하고 중앙·지방 감염병 전담병원 100개소에 장비구입을 지원하는 것도 예비비로 충당한다.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마스크의 경우 의료종사자,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 저소득층 가구 등에 총 1억3천만장을 무상지원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서도 확진자가 몰려 있는 대구·경북 지역은 마스크 898만장을 우선으로 공급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대구의 경우 의원급까지 모든 의료기관에 마스크를 지원하고 다른 지역은 병원급까지 보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간·공중보건인력에 대한 파견수당 148억원과 자원봉사자 인건비 49억원 등도 예비비로 지출한다.
이번 추경에서는 코로나19가 언제까지 확산할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향후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목적예비비 보강도 이뤄진다.
정부는 목적예비비 1조3천500억원을 편성해 향후 의료기관의 손실보상이나 격리치료자 생활비 지원 규모가 커질 때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heev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