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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의 타우 단백질 줄이면, 자폐증 주요 증상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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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의 타우 단백질 줄이면, 자폐증 주요 증상 막을 수 있다"
알츠하이머 '원인 물질' 타우, 자폐증·간질에도 효과 확인
미 UCSF 연구진, 미 신경학회 저널 '뉴런'에 논문




(서울=연합뉴스) 한기천 기자 = 뇌세포에 존재하는 단백질 가운데 아밀로이드 베타와 타우는, 노인성 치매를 일으키는 알츠하이머병의 주요 원인 물질로 추정된다.
이들 단백질은 정상일 때 별일이 없지만 잘못 접히면 문제가 생긴다.
아밀로이드 베타가 플라크(plaque)로 변해 뉴런(신경세포) 표면에 침적하거나, 타우가 실타래처럼 뒤엉켜 뉴런 안에 쌓이면, 뉴런의 사멸을 일으키면서 치매로 이어지는 것으로 여겨진다.
아밀로이드 플라크의 침적이 선행하고, 엉킨 타우의 축적이 뒤따라서인지 모르나, 타우보다는 베타 아밀로이드가 더 많이 주목받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타우 쪽으로 초점이 옮겨가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지난 1월 초순엔 타우 단백질의 엉킴이 치매의 주범일 수 있다는 요지의 논문을,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UCSF) 연구진이 발표했다.
알츠하이머의 가장 큰 원인 물질로 의심받는 타우 단백질이, 자폐증에도 깊숙이 관여한다는 동물 실험 결과가 나와 크게 주목된다.
뇌의 신경세포(뉴런)에서 타우 단백질의 수위를 낮추면, 자폐증의 핵심 증상이 나타나는 걸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타우 단백질과 자폐증의 연관성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건 처음이다.
UCSF 부설 '글래드스턴 신경질환 연구소(Gladstone Institute)'의 레나르트 무케 교수팀은 이런 내용의 논문을 미국 신경학회 학술지인 '뉴런(Neuron)'에 발표했다.
이 연구소는 2일(현지시간) 별도의 논문 개요를 온라인(www.eurekalert.org)에 공개했다.




줄여서 자폐증으로 통하는 '자폐 범주성 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s)'에는 아직 치료 약이 없다.
그런데 미국에서만 아동 60명 중 한 명꼴로 자폐증 환자가 나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환자마다 증상이 다르지만, 전문가들은 자폐증의 핵심 증상으로 사회적 상호 관계의 어려움, 의사소통 부족, 과도한 반복 행동 등 세 가지를 꼽는다.
무케 교수팀의 이번 발견은, 알츠하이머병과 간질(epilepsy) 발작의 연관성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연구팀은 앞서, 알츠하이머병과 드라베 증후군(영아 중증 뇌전증)이 생기게 조작한 생쥐 모델에서 타우 단백질의 수위를 낮추면, 간질의 활성화와 인지 결손을 막을 수 있다는 걸 알아냈다.
그래서 드라베 증후군 생쥐에서 타우 생성 코드를 가진 유전자 두 개 중 하나를 제거했더니, 주요 자폐증 증상의 발달 자체가 차단됐다. 타우의 생성을 절반만 막았는데도 큰 효과를 본 것이다.
타우 단백질이 줄면, 자폐증 촉진 신호 경로의 과도한 활성화를 막는 효소(PTEN)의 작용이 강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타우 단백질의 생성을 억제하면 간질뿐 아니라, 주요 세포 기능의 제어에 폭넓게 관여하는 신호 경로(PI3K-Akt-mTOR)의 과도한 활성화와 거대뇌증(megalencephaly)이 함께 차단했다. 이들 두 증상은 자폐증 환자에서 많이 발견되는 것이다.
논문의 수석저자인 무케 교수는 "뉴런에서 타우 단백질 생성을 줄이는 게, 같은 환자에 자주 발생하는 자폐증과 간질을 동시에 예방하는 최우선 전략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타우 단백질의 생성을 줄인다고 모든 자폐증 증상을 차단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자폐증을 일으키는 유전자 변이가, 진단이 내려지기 훨씬 전인 발달 초기부터 아동의 뇌에 나쁜 영향을 준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무케 교수는 "자폐증이 발병한 이후에도 타우 단백질을 줄이면 증상이 호전되는지 확인하고 있다"라면서 "현재 진행 중인 실험과 연구를 통해, 타우 억제 치료 약을 쓰는 최적의 시기를 알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che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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