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코로나19 확진자 계속 0명?…"검체 143건 모두 음성"
말레이·뉴질랜드 확진자 인니 거쳐…호주 총리도 의문 제기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인도네시아 정부는 자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0명이라는 점에 대한 의혹이 커지자 "1월부터 누적해서 143건의 검체를 검사한 결과 모두 음성이었다"고 2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보건 당국은 그동안 인도네시아 22개 주의 44개 병원에서 의심 환자들로부터 143건의 검체를 채취해 검사했지만, 확진자가 아무도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1만7천여개 섬에 흩어져 사는 2억7천만명 인구 가운데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은 사람 자체가 극소수고, 검진 능력도 믿을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령, 한국은 28일 오전 기준으로 7만 건이 넘는 검사가 이뤄졌다.
호주의 스콧 모리슨 총리는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인도네시아에 코로나19 확진자가 없다는 것은 진단능력의 기능적 문제"라며 "인도네시아는 매우 큰 나라이고, 많은 섬을 가졌기에 확진자 수를 완벽히 보장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무례하게 말할 의도는 없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호주와 다른 보건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호주의 확진자는 23명이다.
아흐마드 유리안토 인도네시아 보건부 질병관리본부장은 "호주의 기준을 갖다 대지 마라. 조건이 다르다"며 "우리는 모든 것을 절차에 따라 했다. 의구심이 있다면 세계보건기구(WHO)에 물어보라"고 반박했다.
인도네시아 대통령궁 또한 이날 "확진자가 아무도 없다는 정부 발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만약 확진자가 있다면, 국민에게 투명하게 전달될 것이다. 이는 국가의 책무"라고 밝혔다고 CNN인도네시아 등이 전했다.
앞서 트라완 아구스 푸트란토 보건장관은 "확진자가 없는 것은 전능하신 분의 축복"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 보건 당국은 바탐섬에서 싱가포르인 남성이 열과 호흡곤란 증세로 숨졌고, 자바섬 스마랑에서는 37세 남성이 폐렴을 앓다 숨졌지만 모두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지인들은 정부 발표에 믿기 힘들다는 분위기다. 인도네시아 내 마스크값이 최고 10배까지 치솟았고, 마스크를 재활용해 판매한 일당이 단속되기도 했다.
말레이시아와 뉴질랜드 정부는 28일 코로나19 확진자를 발표하면서 이들이 인도네시아를 다녀오거나 거쳤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의 24번째 확진자는 41세 일본 국적 여성으로 1월에는 일본, 2월 초에는 인도네시아에 각각 다녀왔다.
뉴질랜드의 첫 번째 확진자인 60대 여성은 이란에 머물다 26일 두바이에서 인도네시아 발리를 경유해 뉴질랜드 오클랜드에 도착한 아랍에미리트 항공 여객기를 탔다.
앞서 중국 관광객과 일본 관광객이 발리를 다녀간 뒤 자국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발리 보건 당국은 역학조사 결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도네시아는 지난달 5일부터 14일 이내 중국 본토 방문자의 입국을 제한하는 한편 중국인 무비자 입국·비자발급을 중단했고, 같은 날부터 인도네시아에서 중국 본토를 오가는 모든 여객기 운항을 중단했다.
한국에 대해서는 여행 자제 및 대구·경북지역 방문 금지를 권고했으나, 입국 제한 조처를 내리지는 않았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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