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티모르 루악 총리, 연정 붕괴 책임지고 사의 표명
구스마오 추천한 장관 9명 임명 계속 안 되자 등 돌려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타우르 마탄 루악 동티모르 총리가 연립정부 붕괴에 책임을 지고 25일(현지시간) 사의를 표명했다.
루악 총리는 24년 동안 산속에서 게릴라로 활동한 독립 영웅이자 군 총사령관 출신으로, 2012∼2017년에는 동티모르 3대 대통령을 지내고 2018년 6월 다시 총리가 됐다.
2018년 당시 루악이 속한 정당(PLP)과 초대 대통령을 지낸 사나나 구스마오의 정당(CNRT) 등 3개 정당이 연정을 구성하고, 루악이 총리를 맡았다.
하지만, 구스마오 전 대통령이 추천한 9명의 장관이 지금까지 임명이 되지 않자 구스마오가 등을 돌리면서 연정이 붕괴했다.
지난달 중순 동티모르 국회의 2020년 정부 예산안 표결에서 구스마오 정당 소속 의원들이 모두 기권해 예산안을 부결시킨 것이다.
이후 지난 22일 구스마오는 루악이 속한 정당을 제외하고, 새로 6개 정당 연합을 구성해 전체 65개 의석 중 과반이 넘는 34석을 확보했다.
구스마오는 기자회견에서 "정치적 교착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6개 정당이 손을 잡고 새로운 정부를 구성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구스마오는 새 총리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동티모르는 450여년 동안 포르투갈의 식민지배를 받은 후 1975년 독립했지만, 열흘 만에 인도네시아에 점령당했고, 이로부터 24년 뒤인 1999년 8월 유엔 감독하에 주민투표를 거쳐 독립했다.
동티모르의 한국 교민은 230여명이다. 이친범 주동티모르 한국대사는 이날 연합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정부 불신임 이후 정치 공백과 예산 미집행으로 치안이 불안해질 우려가 있어 교민들에게 신변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고 말했다.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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