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손' 中 부자들 명품 소비 욕구 10년만 첫 감소
1조달러 규모 전세계 명품 시장 중대 위기
(서울=연합뉴스) 김대호 기자 = 중국 부자들의 명품 소비 욕구가 10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시장 조사 전문 업체인 루더 핀 아시아(Ruder Finn Asia)는 중국 부자들을 설문 조사한 결과 10%가량이 올해 명품 소비를 줄이겠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이는 1년 전보다 4%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또 중국 부자들의 44%는 명품 소비를 늘리겠다고 응답해 1년 전의 46%보다 줄어들었다.
이는 루더 핀 아시아가 작년 12월 중국 부자 1천599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후 관련 내용을 정리해 전날 발표한 것이다.
루더 핀 아시아는 중국 부자들의 소비 욕구가 줄어든 것은 관련 조사를 시행한 후 10년 만에 처음이라면서, 이번 조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가 확산하기 이전에 이뤄진 것이어서 현재 부자들의 소비 욕구는 더 낮아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루더 핀 아시아는 중국인들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전 세계의 고급 시계와 향수, 장신구 등의 명품 시장이 중대한 도전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이 회사는 같은 기간 홍콩 부자 501명도 설문 조사했는데, 무려 20%가 소비를 줄이겠다고 응답해 1년 전의 12%보다 크게 많아졌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작년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경제 둔화와 홍콩의 민주화 시위 등으로 중국 부자들의 소비 심리가 작년 말 이미 크게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명품 회사들은 가장 큰 손인 중국인들의 소비 감소로 올해만 433억달러의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 명품 판매가 종전 전망 대비 6% 감소하고, 중국인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의 경우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인들은 1조달러 규모의 전 세계 명품 시장 소비의 3분의 1을 차지하며 최근 수년간 명품 시장 성장의 3분의 2를 기여한 것으로 추산됐다.
블룸버그 명품 기업 지수도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올해 들어 최근까지 10% 이상 급락했다.
루더 핀 관계자는 "지난 수개월간 고급 식음료와 소매 산업의 침체는 매우 매우 심각하다. 소매점들에서 고객들의 발소리는 70~90% 급감했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사태가 지나가면 소비도 회복되겠지만, 회복의 강도가 얼마나 될지 예상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dae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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