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전방위로 확산하는 세계경제 충격
전세계적으로 촘촘히 얽힌 산업망에 구멍 생기며 연쇄 피해
인도네시아 자바섬 섬유 벨트는 주문 몰리며 반사이익
(서울=연합뉴스) 김대호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중국 경제가 사실상 마비된 후 그 충격이 전 세계에 전방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2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중국발 충격은 코일이 없어 고급 손목시계를 만들지 못하는 것을 비롯, 수요 부족으로 잡은 랍스터를 다시 바다로 돌려보내고 최신 보드게임의 발표를 연기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홍콩의 고급 시계인 메모리진 와치는 시곗바늘과 눈금판, 유리, 시곗줄, 잠금장치 등 수백개의 부품을 중국 본토에서 조달하지 못해 생산을 멈췄다.
이 회사 관계자는 "부품 공급이 중단돼 제품을 생산하지 못하고 고객에게 제품을 전달하는 못한 첫 번째 사례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시계 제조의 전문성 때문에 중국 밖에서 부품을 조달하려면 추가 비용이 들어 다른 대안이 없으며"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뉴질랜드 정부는 최근 중국의 주문 취소로 바닷가재 150~180t을 보관할 장소가 부족해지자, 육지와 바다 등에 분산해 보관해오던 바닷가재 일부를 방류한 후 나중에 다시 잡기로 했다.
미국 샌디에이고의 게임 업체 레니게이드는 마법사와 바이킹 전사, 귀여운 고양이 등을 이용한 최신 공상 보드게임의 출시를 준비해왔는데, 중국 상하이와 선전 주변 공장들이 일부 가동 중단 상태여서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됐다.
스콧 개타 레니게이드 회장은 "출시 시기가 2~6주 정도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멕시코의 가구 공장을 운영하는 미국의 조나단 바스는 뒷면이 알루미늄으로 받쳐진 거울과 경첩, 폴리에스터 베갯속 등의 부품들이 상하이항구에 묶여있어 다른 공급선을 찾느라 동분서주하고 있다.
바스는 "물건들이 선적되려면 2주를 더 기다려야 한다"면서 물류가 지연되면서 상하이항 창고 보관료가 추가돼 부담도 늘었다고 토로했다.
독일의 자동차 부품회사 베바스토는 스톡토르프 공장의 직원 1천여명 중 8명이 지난달 중국인 동료의 교육 방문 기간 코로나19에 감염돼 해당 공장의 가동을 2주간 멈췄다.
베바스토는 또 180여명 직원의 코로나19 감염 검사를 하고 전문가들을 고용해 공장과 회의실을 소독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다행히 추가 감염자가 나오지 않았지만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이 높은 상황"이라면서 후베이성을 포함한 중국 12개 공장들의 가동을 순차적으로 재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인도네시아 자바섬 섬유 벨트의 공장들은 최근 코로나19 발병 후 중국에서 생산하지 못하는 제품의 주문들까지 몰리며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인도네시아 중부 솔로 외곽의 한 공장은 중저가 백화점인 JC 페니와 게스, 월마드 등 유명 제품을 생산하느라 재봉틀이 쉴새 없이 움직이고 있다.
자바섬의 의류 공장들은 밀려드는 주문들을 모두 소화하려면 앞으로 최소 6개월은 완전 가동 상태를 지속해야 할 정도다.
그러나 자바섬에서 아디다스와 미즈노 등 신발을 만드는 공장들의 경우 좋지만은 않다. 중국에서 일부 핵심 부품을 수입하기 때문에 완제품 주문이 밀려들어도 모두 소화할 수 없는 것이다.
세계 2위의 채굴 장비 제조업체인 일본의 고마츠는 코로나19로 부품 수급에 차질이 생기자 중국의 공장을 일본으로 옮겨오거나 베트남, 태국 등 아시아의 다른 나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본의 히타치는 중국 동부의 안후이 공장 가동이 코로나19 여파로 중단돼 정상 가동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우려된다.
dae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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