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 관련 학회 코로나19 대책위 "개방된 곳에서도 집회 삼가야"
간담회서 코로나19 정보·대응 전략 소개…"완화전략엔 전 국민 동참 필요"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대한감염학회, 한국역학회 등 의학단체는 감염병 확산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당분간 야외 집회도 열지 않는 게 좋다는 견해를 내놨다.
의학단체로 구성된 '범학회 코로나19 대책위원회'는 22일 서울 서초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여러 사람이 접촉하는 행사나 모임은 이 상황이 지속하는 동안 제한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위원회는 야외 집회에 대해서도 "실내보다 위험도는 낮지만, 사람이 밀집해 있으니 기침이나 재채기로 비말이 튀길 가능성이 있다"며 활동 자제를 제안했다.
이 밖에도 대책위는 코로나19 관련 궁금증에 대한 답변을 내놨다.
아래는 대책위의 설명을 정리한 것이다.
-- 코로나19가 비말로 전파한다고 알려졌는데, 다른 감염경로가 있나.
▲ 코로나19는 일단 기침할 때 나오는 비말(침방울)로 감염된다고 알려졌다. 또 다른 사람의 코, 눈의 점막, 입 등에 (병원체가) 묻어서도 감염될 수 있겠다. 호텔, 병원 등에서 공기 순환이 안 되는 등 특수한 경우에는 큰 건물 전체를 오염시킬 수도 있겠다. 코로나19는 모든 국민, 세계인이 면역이 없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조금만 묻어도 감염이 돼 증상이 생긴다.
-- 코로나19의 전파가 빠른 이유는.
▲ 초기 증상이 경미하다. 바이러스에 감염됐지만, 환자는 자각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정상적인 사회활동을 한다. 또 증상 초기에 바이러스 전파가 많이 일어나서 다수에게 감염되는 것 같다.
-- 코로나19에 걸린 뒤 폐손상이 심하다는 이야기가 있다.
▲ 어떤 폐렴이든 폐손상이 올 수 있다. 코로나19에만 해당하는 건 아니다. 코로나19는 아직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지) 석 달이 되지 않아 후유증은 잘 모른다. 실제 그럴지는 환자 상태를 지켜봐야 안다.
-- 코로나19의 사망률은 어느 정도인가.
▲ 소아에서는 증상이 굉장히 경미하고 사망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나이가 들며 증가하는데 70대, 80대에선 사망률이 8~9%까지 보고되고 있다.
-- 코로나19에 걸렸다가 다시 감염되는 사례도 있나.
▲ 증상이 경미할수록 (바이러스에 맞서는) 항체는 오래 안 간다. 6개월, 1년 안에 사라질 수도 있다. 증상이 심하면 항체가 1년 반 정도 갈 수 있다. 따라서 경미하게 앓으면 올해 말 다시 유행할 때 걸릴 수가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돌연변이가 생겨서 치사율이 늘 거다' 이런 말도 있는데, 감염병 역사상 돌연변이를 일으키며 치사율이 높아지는 사례는 없다. 전파가 계속될수록 증상은 경미해진다.
-- 코로나19는 '무증상 전파'가 가능하다는 의견이 있다.
▲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다. (환자가) 증상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수 있다.
-- 코로나19 전파가 가능한 시기가 2주가 맞나.
▲ 지금은 말하기 어렵다. 환자 수가 늘면 예외적인 사례는 많아진다. 중국에서도 24일까지 가는 경우가 있다고 했는데 사람 면역 수준에 따라 다르다.
-- 중국에서 오는 사람에 대한 입국제한이 필요한가.
▲ 미국은 입국제한으로 (환자 발병을) 상당히 늦추긴 했다. 그러나 우리와 상황이 다르다. 입국제한 이전에 이미 많이 들어와 있었기 때문에, 싱가포르와 홍콩, 중국에 대해 입국제한을 했는데 결국 (국내에서 많은 사람이) 발병했다.
-- 31번째 환자를 '슈퍼전파자'로 볼 수 있나.
▲ '슈퍼전파자'는 정의하기 나름이다. 메르스 때는 (전파한 사람 수를) 5명 이상으로 봤다. 31번 환자는 아직 역학조사가 끝나지 않았다
지역사회 감염이 시작됐다고 보기에 '슈퍼전파자'라는 표현은 자제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슈퍼전파 상황(또는 사건)으로 정의하는 게 어떨까 싶다.
-- 감염자와 사망자 발생 예상 등 시나리오를 연구한 적이 있나.
▲ 28명 환자 나왔을 때와 지역 사회 산발적 유행을 가지고 환자 수를 예측하는 모델링은 했다. 그런데 일본 크루즈선과 같은 상황으로 특정 종교집단과 관련한 아웃브레이크(outbreak)가 발생했다. 이에 또 다른 모델링 연구를 하고 있다. 신종 바이러스라 전 국민이 모두 면역이 없는 상태다. 얼마나 모델링이 잘 통할지는 아직 잘 모른다.
-- 코로나19 환자가 많은 만큼 이제 피해 최소화를 최소화하는 '완화전략'으로 가야 한다고 한다. 이 전략은 무엇인가.
▲ (앞선) '봉쇄전략'은 국가가 (전염병의) 유입을 막는 것이다. 완화전략으로 가면 전 국민이 동참해야 한다.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가벼운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면 4~5일 경과를 관찰하다가 38도 이상의 고열이 나거나 증상이 심해지면 진료를 받아야 한다. 증상이 가벼우면 큰 병원에 가지 않아도 된다.
만성질환자와 65세 이상 어르신은 감염에 취약하니 여러 사람이 모이는 장소에 가지 말고 외출할 때 마스크를 써야 한다. 학교나 직장에서도 충분히 (감염병 관리에 대한) 지원을 해줘야 한다.
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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