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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바다 경선] 4년전 힐러리 못넘은 '샌더스 돌풍', 이번엔 대세론 자리잡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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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바다 경선] 4년전 힐러리 못넘은 '샌더스 돌풍', 이번엔 대세론 자리잡나
경선초반 선두 깃발 '원조 진보'…'러시아 지원설' 돌발악재에도 네바다 압승
'양날의 칼' 열성 지지층, 대세론 동력…중도 확장성엔 걸림돌 지적도



(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미국 민주당의 대선후보 경선 레이스에서 '샌더스 대세론'이 조기에 점화할지 주목된다.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이 22일(현지시간) 3차 경선인 네바다 코커스(당원대회)에서 압도적 격차로 1위를 차지하면서다.
첫 경선인 아이오와에서 '30대 신예'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에게 간발의 차이로 밀렸지만, 2차 경선인 뉴햄프셔에선 1위에 오르며 설욕한 상태다.
1·2차전이 '샌더스-부티지지 양강' 구도로 흘렀다면, 네바다 코커스에선 샌더스 의원이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간 형국이다.
◇ 4년 전 힐러리 넘지 못한 샌더스 돌풍, 이번엔 대세론 타나
샌더스 의원은 2016년 민주당의 대선후보 경선에서 거센 돌풍을 일으켰지만, 결국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밀렸다. 본선무대에 오르지는 못한 채, 샌더스 열풍이 '미풍'이 아니라는 점을 증명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이번 네바다 경선 승리로 샌더스 의원으로서는 4년 전 돌풍을 되살려내면서 가장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 셈이다.
애초 대세론 주자로 꼽혔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경선 초반 '부진의 늪'에 빠진데다, '중도 대안주자'로 급부상한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도 첫 TV토론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연출하면서 샌더스 대세론에 한층 힘이 실릴 수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백인 동네' 아이오와·뉴햄프셔와 달리, 유색인종 비율이 높은 네바다에서의 승리는 샌더스 후보의 무게감을 높이는 대목이다.
샌더스 의원은 최근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 잇따라 1위로 치고 올라가면서 대세론의 불씨를 붙인 상황이다.
NPR 라디오, PBS 뉴스아워, 여론조사기관 마리스트가 지난 13∼16일 실시한 전화여론 조사에서 31% 지지율로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보다 9%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2위인 블룸버그 전 시장(19%)을 두자릿수 격차로 여유있게 따돌렸다.
샌더스 의원은 월스트리트저널(WSJ)·NBC방송의 지난 14∼17일 조사에서도 27%로 1위를 차지했다.
다만 아직은 대세론 여부를 예단하기엔 시기상조라는 평가도 나온다.
4차 경선인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를 거쳐 14개 주가 동시에 경선을 치르는 '슈퍼 화요일'(3월 3일)까지는 적어도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 '양날의 칼' 민주적 사회주의…민주 주류 '불만'
샌더스 열풍의 원동력은 오랜 정치경력 전반을 관통하는 뚜렷한 진보 성향이다.
학창 시절엔 '젊은 사회주의자 연맹'에 가입하고 인종평등과 같은 시민 권리운동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가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1971년 반전 운동에 앞장선 진보정당 자유연합당에 입당해 정치인의 길로 나서게 된다.
자유연합당 소속으로 버몬트 주지사와 상원의원에 각각 두 차례씩 출마했다가 낙선했으나, 1981년 버몬트 주 벌링턴 시장에 '하향 지원'해 당선됐다. 정치 입문 10년 만의 첫 승리였다.
시장 임기를 4차례 마친 뒤 1991년 하원의원에 당선돼 워싱턴 정가에 입성했다. 무소속 후보로서는 40년 만의 하원의원 당선이었다.
줄곧 하원을 지키다, 2006년 연방 상원의원(버몬트)에 당선됐고 2012년 무난히 재선에 성공했다.
2010년 연방상원 연단에서 고소득층 감세 연장안에 반대하는 8시간37분 연설로도 주목받았다.
소득 불평등 해소, 보편적 건강보험, 최저임금 인상, 무상교육 등의 진보적 의제에서도 목소리를 높이면서 북유럽의 사회민주주의 모델을 지향해왔다.
이러한 정치적 색채는 78세의 나이에도 젊은층의 압도적 지지를 가능하게 만드는 동력으로 꼽힌다. 이른바 '버니 브로스'(Bernie Bros·버니의 형제들)로 불리는 열성 지지층이다.
그렇지만 민주당 주류 또는 중도진영의 표심을 끌어내는 확장성에선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주류 진영에서 '샌더스 대세론'에 적잖은 우려가 감지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민주당 대선후보로는 지명될 수 있겠지만, 오히려 본선 무대에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밀리게 되는 역설적 카드라는 뜻이다.

◇ '러시아 지원설' 돌발악재도 걸림돌
난데없이 돌출한 '러시아 지원설'은 또 다른 악재로 꼽힌다.
러시아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뒷받침하기 위해 샌더스 캠프를 돕고 있다는 의혹으로, 일간 워싱턴포스트(WP)의 보도로 불거진 상태다.
러시아가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깊이 개입했다는 '러시아 스캔들'의 2020년 후속판 격이다.
중도진영 확장성이 제한적인 샌더스 의원이 민주당 대선후보로 지명되면, 트럼프 대통령이 손쉽게 재선에 성공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러시아가 움직이고 있다는 뜻이다.
미 대선 레이스에 드리운 러시아의 그림자가 조금씩 구체성을 띠는 상황에서, 자칫 샌더스 의원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스캔들'에 말려들 수 있는 구도로 흐르는 셈이다.
러시아 지원설이라는 돌발 악재 속에서도 네바다에 깃발을 꽂았다는 긍정적 해석이 가능하지만, 뒤집어 해석하면 '샌더스 대세론'이 그만큼 취약한데다 '러시아 개입설'의 추이에 따라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j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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